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올 연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내년 말에나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간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파우치 소장은 11일(현지시간) MSNBC 인터뷰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백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만약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생활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2021년 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인구의 다수가 백신을 접종하고 보호받을 때"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미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4만여명에 이르는 등 여전히 코로나19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파우치 소장은 일부 주(州)의 재개방 조치를 우려했다. 영화관, 체육관, 미용실이 문을 열고 제한된 식당 실내 식사를 허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파우치 소장은 "실내는 위험을 절대적으로 증가시킨다"며 "가을·겨울이 되면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에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모퉁이를 돌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비판한 것이다다. 그는 지난달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코로나 위기 관련 특별소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미국에서 코로나 대유행이 언제 끝날 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그렇다고 야외 활동을 하는 것도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재개한 장외유세에 대해 "절대적으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치 집회를 지목하면서 "군중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그게 야외라고 해서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하버드 의대 교수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올 가을·겨울 동안 웅크린 채 잘 넘겨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