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조,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민주노총 가입 ‘불발’

입력
2020.09.11 13:49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가입에 실패했다.

11일 르노삼성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9~10일 이틀간 진행된 민주노총 가입 찬반 투표에서 찬성 1,158표(60.7%), 반대 743표(39%), 무효 6표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투표는 전체 조합원 1,983명 중 1,907명이 투표에 참여해 96.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안건 통과를 위해선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하고, 3분의 2(66.6%) 이상이 찬성해야 했다.

르노삼성차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은 현 집행부에서 추진한 것이다. 2018년 말 취임한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민주노총 가입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월에도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선 르노삼성차 노조가 이번 민주노총 가입 불발로 인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교섭력이 다소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위원장 임기가 11월 말 종료되기 떄문에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으로 조합원 간 결속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떄문이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로금 700만원 일시 지급 △발전기금 12억원 조성 △임금피크제 폐지 △고과 제도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반대 입장이다.

다만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무산되면서 르노삼성차가 르노 본사로부터 수출물량을 확보하는 길은 수월해질 전망이다. 앞서 르노 본사는 르노삼성차에 XM3 생산 물량 배정을 앞두고 노사 문제를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올해 코로나19 여파에 수출 물량 부족으로 8년 만의 적자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추진은 큰 부담이었는데, 이번 투표로 한 숨 돌리게 됐다”며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XM3 수출물량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노사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르노 본사와의 협상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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