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는 나성범(31ㆍNC)과 김하성(25ㆍ키움)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파워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기량을 뽐내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지만 성적표는 스카우트가 눈을 뗄 수 없는 ‘A+’급이다.
지난해 5월 무릎을 크게 다쳐 시즌을 포기했던 나성범은 오랜 실전 공백에도 2013년 데뷔 후 가장 빠른 속도로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9일 현재 28개를 때려 개인 최다 홈런(2014년 30개)까지 2개 만을 남겨놨다.
3.36경기당 1개의 대포를 가동하는 속도를 볼 때 나성범은 잔여 45경기에서 41홈런까지 가능하다. 또한 90타점 86득점을 기록하고 있어 지금 페이스로 홈런을 뽑아내기만 하면 ‘40홈런-100타점-100득점’까지 뒤따라온다. NC에서 이 기록은 에릭 테임즈(워싱턴)가 유일하게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작성했다.
나성범은 지난 시즌 경기 중 3루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 무릎이 심하게 꺾였던 부상 트라우마도 떨쳐냈다. 주루는 도루를 제외하면 무리 없이 뛰고 있고, 수비도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다가 우익수 수비 출전 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가고 있는 나성범은 “홈런 몇 개를 목표로 두고 하는 것도 아니고, 홈런을 치려고 해서 친 것도 아니다”라며 “욕심을 내면 늘 시즌 끝에서 잘 안 됐다. 안 다치고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 메이저리그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는 “나중에 생각할 일”이라며 “지금은 NC 선수다. 소속 팀에 집중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나이가 ‘무기’인 김하성은 벌써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을 갈아치웠다. 2017년 23홈런이 최고 기록이었지만 지난 8일 SK전에서 멀티 홈런을 가동하며 시즌 24호째를 신고했다. 시즌 초반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김하성도 함께 주춤했지만 2할대에 머물던 타율을 지난 3일 한화전에서 처음 3할대로 끌어올렸다. 현재 시즌 성적은 타율 0.303 24홈런 87타점이다.
김하성은 “아직 경기가 더 남아 있는 상태에서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겨울에 잘 준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며 만족스러워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과 휴식을 잘 취했고, 1년씩 경험이 쌓이다 보니 타석에서 (투수와) 수 싸움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이 좀 더 욕심을 내면 ‘30(홈런)-30(도루)’를 노려볼 수 있다. 30-30은 호타준족의 상징으로 메이저리그를 노리는 김하성에게 ‘훈장’ 같은 기록이다. KBO리그에서 30-30은 총 8번 나왔고, 2015년 테임즈의 40-40 이후 4년간 명맥이 끊겼다. 24홈런 19도루를 기록 중인 그에게 남은 경기는 34경기로, 지금의 홈런 페이스에 보다 적극적인 도루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