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가 이스타항공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실소유주인 이 의원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 이스타항공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 등기이사에 김유상 경영본부장(전무)을 임명했다. 이수지 대표가 주총 전날 등기이사직 사임서를 제출한 데 따른 조치다. 김 전무는 19대 이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 의원의 딸 수지 씨는 2018년부터 이스타항공 브랜드마케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매년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해왔다. 또 이스타홀딩스의 대표로도 재직하며 연봉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상법상 등기이사 최소 인원이 3명이어서 임시로 김 전무를 추가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제주항공과의 인수ㆍ합병(M&A) 계약에 차질을 빚자, 7월 1일 자로 이스타항공의 브랜드마케팅본부장(상무)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 그는 이스타홀딩스 대표직은 유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212억 원이 있다고 신고한 이상직 의원은 기업회생과 노동자생존권을 위한 사재 출연 등 이스타항공 실소유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며 “직원의 고통 분담 의지를 꺾고 일부 주주들만의 이익을 챙기려는 파렴치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당초 이날 임시 주총 안건으로 상정 예정이었던 발행 주식 총수를 1억 주에서 1억5,000만 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과 신규 감사 선임 안건 등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총 소집통지서를 통해 “임시주총일까지 제주항공에서 신규 이사ㆍ감사 후보자 통지가 있으면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계약 해지 통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계약이 아직 유효하다는 차원에서 임시 주총을 소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벌어질 계약금 반환 소송 등에서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형식적인 주총을 계속해서 소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