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황제 군 휴가’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은 ‘소설 쓰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직격했다. 취임 후 두 번째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을 아들 관련 의혹으로 면전에서 몰아 세웠다.
이에 추 장관이 미소 짓는 모습이 본회의장을 비춘 카메라에 포착됐다. 추 장관은 국무위원석에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었다.
이날 교섭단체연설에서 주 대표는 “이 정권의 가장 큰 잘못은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다 파괴했다는 사실”이라며 공세의 초점을 추 장관에 맞췄다. 그는 “추 장관 아들 서모씨 (군 휴가 특혜 의혹) 사건은 추 장관 얘기대로 간단한 사건이다. 그런데 왜 서울 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느냐”며 “이 사건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 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미향 정의연의 횡령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작 사건, 박원순ㆍ오거돈 성범죄 사건은 왜 수사가 지지부진하냐”고 따져 물었다. 여권의 권력형 비리 및 성비위 관련 각종 의혹을 열거하면서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 위법이 있으면 대통령의 아들도 구속되고 형님도 구속됐다”고 과거 정권 사례를 상기시켰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화살을 겨눴다. 그는 “중립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법무부 장관에 여당의 당적을 가진 전 대표를 임명한 것부터가 대단히 잘못됐다”며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은 그 후과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한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펼치면서도, 빚 부담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180조원, 박근혜 정부 170조원의 나라빚이 늘었는데 이 추세라면 문 대통령은 5년 만에 무려 410조원이 넘는 빚을 다음 정권에 떠넘기게 된다”면서 “‘먹튀’(먹고 튄다)할 생각이 아니라면 빚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 대략적 계획이라도 제시하는 게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5년 단임 정부가 장기 국가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전국민 자가진단키트 보급’을 꺼내 들었다.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에만 그치지 않고, 대안 정당으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자가진단키트를 병행 사용하는 것이 선제적 코로나 방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리의 생산능력으로 한 달에 무려 4억개까지 자가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어 한두 달 안에 전 국민에 대한 검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가진단키트는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가격이 PCR(유전자 증폭) 방식의 8분의 1에 불과하고 검사 시간은 15분 정도”라고 설명하면서 “국민 스스로가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전문가를 중심으로 신속히 병용 여부를 결정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