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상륙한 '하이선'... 강풍에 정전 속출, 원전 멈추고

입력
2020.09.07 15:23
급류에 휩쓸린 실종자 2명 발생
7만 5,000여 가구 정전
유리창 파손 등 안전 조치 670여 건


7일 전국이 강풍을 동반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권에 들면서 7만 5,000여 가구가 정전됐고, 원자력발전기 2기가 중지됐다.

당초 예상과 달리 태풍이 경북 내륙에 상륙하고, 동해안에 바짝 붙어 북상하면서 울산 등 한반도 동쪽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소방청에 따르면 태풍으로 이날 2명이 실종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전 11시23분께 강원 삼척시 신기면에선 석회석 업체 직원인 40대 남성이 석회석 채굴 뒤 철수하다 급류에 휩쓸려, 30여 분 뒤인 12시18분께 경북 울진군 매화면에선 60대 남성이 트랙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나 급류에 휩쓸려 각각 실종됐다.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0m를 웃돈 바람이 분 이날 오전 8시4분께 부산 해운대구 고층 아파트 엘시티 로비에서 강풍에 50대 여성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오전 7시48분께엔 부산 광안대로를 달리던 1톤 탑차 운전자가 강한 바람으로 차가 밀리면서 차가 넘어져 손 등을 다쳤다. 주민 2,600여명은 태풍으로 산사태 위험이 커지자 집을 떠나 임시 대피하는 소동을 치렀다. 하이선으로 124명은 이재민이 됐다.


침수로 인한 고립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0시50분께 제주 애월읍에서 폭우로 차가 침수돼 운전자 1명이, 오전 8시43분께 경북 청도군 매전면 사찰 침수로 2명이 고립돼 구조됐다. 하이선은 제주에 550mm의 많은 비를 쏟아부었다.

경주에선 오전 8시~10시 사이 월성원자력발전소 2ㆍ3호기 터빈발전기가 잇따라 정지됐다. 월성원자력본부는 하이선으로 인한 송전 관련 설비 문제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를 비롯해 공공시설에선 400여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강한 바람에 간판이 날리고 가로수가 뽑히면서 주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오전 5시39분께 경북 포항시 청림동 주택은 지붕이 부서졌고, 오전 6시40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의 한 건물에선 외벽 철판이 떨어져 아찔한 상황을 낳았다. 유리창 파손, 담벼락 붕괴 등 하이선으로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에서 이뤄진 안전조치는 667건에 이른다.

뱃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87개 항로에서 여객선 114척의 운항이, 제주 김포 등 11개 공항에선 341편의 비행이 금지됐다. 부산 11곳 등 전국 도로 56곳의 출입도 통제됐다.

하이선이 접근하면서 전국 5,882개 학교는 원격 수업을 진행하거나 등ㆍ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강원도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하이선은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8일 오전 북한 청진에 상륙한 뒤 소멸할 예정이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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