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 테이프(Scotch Tape)'는, 3M사에 따르면 한 해에만 지구(둘레 4만75㎞)를 165바퀴 감을 수 있을 만큼 팔리는, 오래된 문구이자 현대인의 필수품 중 하나다. 스카치 테이프가 1930년 9월 8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처음 출시됐다.
처음엔 3M사도 스카치 테이프의 가능성을 짐작도 못했다. 투명해 겉에서도 상품을 볼 수 있고 습기 차단 효과도 있어 빵이나 고기 같은 식품 포장에 좋다는 게 마케팅 포인트였다. 하지만 대공황 시대의 시민들은 깨진 유리창을 붙이고, 부러진 의자 다리를 붙이는 데까지 스카치 테이프를 썼다. 테이프는 당시 주력이던 사포를 누르고 3M사의 대표 품목으로 등극했다.
스카치 테이프의 원조는 리처드 드루(Richard Drew)라는 한 연구원이 1925년 개발한 차량 도장용 마스킹 테이프였다. 폭 5cm 시제품은 테이프 가장자리만 접착성이 있어, 페인트가 속으로 스며 작업을 망치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화가 난 한 페인트공이 테이프를 집어 던지며 "이거 당신네 스코티시(Scotish) 사장한테 갖다 주라"고 한 게, '스카치 테이프'가 된 계기라는 전설 같은 얘기가 있다. 당시 스코틀랜드인의 이미지가 '무척 짜고 인색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소비자에겐 무척 호감을 사서 아예 고유명사로, 투명 테이프의 대명사(보통명사)로 자리잡게 됐다는 이야기. 물론 접착성은 후하게 진화했다.
2년 뒤 처음 출시된 디스펜서는 작업대 위에 두고 써야 하는 무게 7파운드(3.18kg)의 주물 제품이었고, 지금처럼 작고 가벼운 달팽이형 디스펜서가 나온 건 1939년이었다. 3M사에 따르면, 현재 스카치 테이프는 스프레이까지 진화하며 400종이 넘는 자매 제품을 낳았고, 색상과 패턴 변종만도 100종이 넘는다고 한다. 2004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걸작 필수품 디자인 전시회'를 열고 전시품 중 스카치 테이프를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