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택근무, 중졸 이하 0.4%만 가능...대졸자는 72%

입력
2020.09.07 09:14
서울대 연구팀 성인 2,000명 대상 설문
"재택근무 가능하다" 절반도 안돼
학력, 경제력 낮을수록 재택근무 힘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예방을 위한 재택근무가 가능한 비율이 대졸자는 70%가 넘었지만 중졸 이하는 0.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격리로 동거인과 독립된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걱정을 하는 사람이 10명 중 7명에 달했다.

서울대 보건대 코로나19 연구팀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28일 실시됐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재택근무를 독려하고 있지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약 계층은 재택이 더 어려웠다.

재택근무가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47%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24%는 가능하다고 답했고, 나머지 29%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응답했다.

학력별로 대졸자는 72.4%가 재택이 가능했지만, 중졸 이하는 이 비율이 0.4%에 머물렀다. 월소득 기준 600만원 이상은 37.5%가 재택을 할 수 있었지만, 200만원 이하는 6.3%만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연령별로 40, 50대는 55.3%가 재택을 선택할 수 있지만, 20대와 30대는 39.9%만 가능했다. 성별로 재택 가능 비율은 남성이 54.1%로 여성(45.9%) 보다 높았다.

본인이 확진자 등과 밀접 접촉을 해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를 가정해 묻는 질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은 8%에 그쳤다. 우려되는 것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에게 가장 우려되는 지점을 묻자 ‘동거인과 분리된 공간 확보가 어렵다’(66.4%ㆍ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가격리로 하던 일을 멈추면 생길 경제적 문제에 대안이 없다’(61.3%), ‘자가격리 동안 하던 일을 대신할 사람을 찾을 수 없다’(59.4%), ‘자가격리기간을 버틸 생활비가 부족하다’(56.2%) 등을 걱정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걱정하는 건 건강과 경제, 그리고 내가 타인을 감염시키는 일이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것을 순서대로 세 개 고르게 하자 ‘감염이 내 건강을 해치는 것’(58.9%)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가 경기 침체나 불황에 빠지는 것’이 41.3%로 2위였으며 ‘내가 타인을 감염시키는 것’이 걱정된다는 응답도 33.8%로 3위에 올랐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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