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7일 진료 복귀 무산… 의대생 국시 거부 지속

입력
2020.09.0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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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집단휴진 철회는 결정했지만
복귀 시점 이견ㆍ의대생 국시거부 투쟁에
"7일 오후 간담회 통해 복귀 시점 재논의"


6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튿날인 7일 오전 전공의(인턴ㆍ레지던트)들의 병원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복귀 계획을 취소한다는 내부 공지를 냈다. 내부에서 집단휴진(파업) 중단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전체 의견 수렴 요구가 비등해지자 업부 복귀 시점을 미룬 것이다.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밤 마감된 의사 국가고시(국시) 재접수에 응하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풀리는 듯했던 실타래가 다시 꼬이면서 파업 여진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전공의 파업을 주도했던 대전협의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오후 2시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 및 국회와 날치기 서명을 함으로써 (파업을 이어갈) 명분이 희미해졌다”며 “지금의 단체행동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지난 달 21일 시작한 전공의 집단행동을 일단 유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병원 복귀 시점은 당초 7일 오전 7시로 알려졌다.

그러나 7,000명이 넘게 시청한 이 라이브 방송에서 "전공의 전체 투표로 (집단행동 중지 여부를) 정하자"는 뜻을 밝히는 전공의들의 댓글이 계속 올라오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일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전협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현장 복귀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전공의들의 의견이 잇따랐다. 이후 의대생들마저 이날 자정으로 재접수가 마감된 국시 거부 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하면서 대전협 비상대책위는 7일 오전 복귀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라이브방송에서 현장 복귀 결정 사실을 밝힌 몇 시간 뒤 내부 공지를 통해 “내일(7일)은 복귀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라며 “7일 오후 1시 온라인으로 전체 전공의 대상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위원장은 집단휴진 잠정 중단 원칙은 유효함을 강조했다. 그는 “파업을 지속하기로 표명하는 것은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지금은 감정에 이끌리지 말고 대승적인 결단과 또 이후를 위한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장 복귀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 여론이 파업하는 의사들로부터 돌아섰고, 대한의사협회와 정부가 집단휴진 철회를 공식화한 만큼 전공의들만의 ‘외로운 투쟁’을 이어갈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부 전공의들이 요구하고 있는 재투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의협 회장이 합의하고 전공의 총회에서 안이 통과된 상황인 만큼 결정된 안건 내에서 행동을 결정하는 게 옳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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