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지난달 말부터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이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추석보다 판매 실적이 크게 상승하면서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위축됐던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8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에서 작년 추석과 비교해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상승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이 지난해 같은 행사 때보다 30% 넘게 신장했다. 특히 정육과 굴비는 각각 240%, 160% 급증했다. 사전예약 판매 기간이 더 길었던(8월 14일~9월 5일) 현대백화점에선 작년 추석과 비교해 선물세트 매출이 67.6%나 뛰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의 예약판매 실적이 13.6% 늘었고, 이마트(8월 13일~9월 3일) 역시 11% 증가했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사전예약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로 지인은 물론 가족과 친지 간에도 명절 모임을 줄이면서 이를 대신할 선물을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선물세트 사전예약 기간 동안 법인 고객 매출이 지난 추석 대비 91.3%나 늘었다”며 “직접 선물을 주지 않고 배송을 통해 비대면으로 보내려는 법인들의 예약이 크게 늘어 주문량도 두 배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하기 위해 고객들이 구매하는 선물 가격대를 올리는 추세도 업계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사전예약 기간 판매된 한우세트 가운데 20만원 이상 상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28.4% 신장했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강한 태풍 때문에 주요 명절 선물 품목인 최상급 과일이 부족할 거라는 예상과, 작년보다 추석이 보름 넘게 늦어진 시기적 요인도 사전예약 관심도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사전예약으로 추석 선물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한 유통업체들은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선물세트 본판매를 위해 품목을 다양화하고 물량을 크게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친환경동물복지 세트 등 추석 선물용 500여개 품목을 준비했고, 현대백화점은 한우와 굴비 세트를 프리미엄급으로 차별화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색 과일 세트와 10만원 이하 알뜰 세트로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업계는 추석을 겨냥한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면서도 모처럼 찾아온 활력이 행여나 코로나19 때문에 수그러들지 않을까 방역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추석 선물 특설행사장에서 입구와 출구를 나눠 출입 인원을 제한하며 고객들의 체온도 측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