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택트' 마라톤, 드라이브 인 대입설명회...거리두면서 다 한다

입력
2020.09.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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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 SM타운 외벽은 내달 24일 오전 9시 거대한 '온라인 운동장'으로 변한다. 가로 80mㆍ세로 20m 규모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벽이다.

서울 강남구는 온라인 대면, 즉 온택트(Ontact) 방식의 국제평화마라톤대회를 기획했다. 감염 전파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따로 또 같이' 마라톤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누적되고 있는 주민들의 코로나19 스트레스를 덜고, 지구촌에 활력을 주자는 취지다.

참가자들은 5㎞ㆍ10㎞ㆍ하프코스ㆍ풀코스 중 하나를 골라 주거지 인근에서 각자 정한 코스에서 달리면 된다. 각 지역에서 홀로 마라톤을 하고 그 모습을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찍어 SM타운 외벽, 유튜브 등에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특정 장소에 수 천명이 우르르 몰려 거친 숨을 몰아쉬고 땀과 침방을 사방으로 흩날려 감염병을 전파할 우려가 없는, '친 방역' 마라톤 실험이다. 강남구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충북 옥천, 강원 옥계면, 대구 동촌유원지, 영산강 승천보 코스 등에서 직접 짠 마라톤 코스로 참가 신청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기초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코로나19로 인한 '필수 생활 방역'에 안간힘을 쏟아붓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며 기약 없이 감염병과 공존해야 한다는우려가 커지자 운동, 교육, 진료 등 주민들의 기초 생활을 흔들림 없이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삶의 기반을 단단히 해주려는 조처다.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 곳은 성동구. 수학능력시험을 불과 석 달여 앞둔 지난 3일, 살곶이 체육공원에서 '드라이브 인 대입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원이 문을 닫고 외부 설명회가 잇달아 취소되자 올해 대입 준비를 하는 가족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날 공원엔 학부모와 대입 수험생 등을 태운 차 200여대가 몰렸다. 학부모 김혜진씨는 "아이가 고3인데 코로나로 학원도 못가고 학교에서도 제대로 입시 관련 정보 공유를 못 해 아이도 저도 답답하고 불안했다"며 "온라인 대입설명회와 달리 오프라인 설명회는 입시 전문가들이 더 솔직하게 입시 요령을 알려줘 직장 끝나자마자 집에서 아이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A 대학 먼저 소개 할까요? B 대학 먼저 할까요?" "빵, 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은 라디오 방송(FM 99.9)을 통해 이뤄진 입시전문가에 대한 반응을 자동차 경적을 눌러 대신했다.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외출 자체가 크게 부담스러워져 병원 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 은평구는 지난달 31일부터 '아이맘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임산부와 12개월 이하 영유아를 둔 가정에서 의료 목적으로 병원을 가야할 때 전용 택시를 무료로 배치해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 4일 아이맘택시를 타고 산부인과를 다녀왔다는 남궁예림씨는 "임신 10주차"라며 "두 돌이 안 된 아이 마스크를 씌워 외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게 부담이 컸는데 임산부와 아이만 이용하는 택시가 있다고 해 한결 부담 덜고 병원을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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