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치솟았던 미국 실업률이 지난달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했고 급여 수준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보다 낮다.
미국 노동부는 4일(현지시간) 8월 실업률이 전월(10.2%)보다 1.8%포인트 감소한 8.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량 실업 사태가 시작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9% 후반대까지 실업률이 떨어질 것으로 본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선방한 것이다. 비농업 분야 일자리는 137만개가 늘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역대 최다인 479만개 증가를 기록한 6월 이후 일자리 증가 속도를 더디다.
로이터통신은 신규 일자리들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쉬었던 무급휴직자 또는 일시해고자의 복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베스 앤 보비노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사라진 2,00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재정 지원을 결정하는 의회와 정부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실업 문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재정지원이 줄면 큰 폭의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시 일자리 감소와 중소기업 실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실업률 감소에 대해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결과"라고 다른 진단을 내놨다. CNBC방송 역시 경제가 코로나19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실업률 감소 소식에 빠르게 반응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훌륭한 일자리 수치다! 8월에 일자리 137만개가 추가됐다. 실업률은 8.4%로 떨어졌다. 기대보다 더 빠르게 실업률 10%대를 깨뜨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