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아지랑이 연기 피어오르는 모습처럼 좁아지는 질환이다. 이 질환 발견자인 스즈키 교수는 뇌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안개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모야모야(우리 말로 ‘모락모락’이라는 뜻)’라는 병명을 붙였다.
특별한 원인 없이 목동맥 및 주요 뇌혈관이 만성적으로 차츰 좁아져 혈류 공급에 이상이 생겨 사망률 1위 질환인 뇌졸중으로 이어지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모야모야병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환자의 15% 정도가 가족력이 있다. 지난해 모야모야병 환자는 1만2,870명으로 2015년 이후 매년 1,000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지욱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희소 난치성 질환”이라며 “통계상 사춘기 전 소아청소년기와 40~50대 중ㆍ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성별로 분류하면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2배 정도 높다”며 “최근 유전자 분석으로 모야모야 유전자라고 부를 수 있는 염색체가 확인되는 등 환자에게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까지 이 유전자 변이가 발병에 끼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환경에 따른 변화,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 다른 유전자와의 상호작용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원인 이외 발병 시기도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모야모야병의 증상은 진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는 일과성 뇌허혈증과 뇌경색 등으로 이어지는 반면, 성인은 50% 이상이 의식 상실, 반신 마비 등을 동반한 뇌출혈이 발생한다.
특히 어린이 환자는 많이 울고 난 뒤 혹은 심한 운동을 한 뒤에 일시적으로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운동 마비, 언어 장애가 주로 나타난다.
처음에는 일과성으로 나타나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간 영구적인 팔다리 마비, 언어 장애, 전신 발작, 혼수 상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부모의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면 성인 환자의 대부분은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으로 시작되는 뇌출혈로 인해 병원을 찾는다. 이 밖에 뇌전증(간질)이나 두통, 기억력 저하로 인해 검사를 받다가 모야모야병이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와 뇌혈관 조영술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모야모야병은 임상적으로 증명된 약물 치료법은 아직 없는 난치병이다. 유일한 치료법이 수술이다. 수술에는 간접 혈관 문합술과 직접 혈관 문합술이 있다. 어린이 환자는 두 가지 수술법이 모두 효과적이다. 성인 환자에게는 직접 혈관 문합술을 주로 시행한다.
이처럼 혈류량을 늘려주는 수술을 시행하면 뇌졸중 재발 위험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김택균ㆍ방재승ㆍ오창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이 2000~2014년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은 441명 가운데 수술받은 환자와 증상을 관리하는 보존 치료를 받은 환자의 뇌졸중 재발률을 10년간 관찰한 결과에서다.
김택균 교수는 "모야모야병일 때 수술을 시행하면 뇌졸중 예방 효과가 아주 높은 만큼, 모야모야병 환자는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