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외

입력
2020.09.04 01:00
18면


교양 실용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김탁환 지음. 25년간 역사소설과 사회파 소설을 써오며 다양한 인간 군상에 천착해온 김탁환 소설가. 세월호 참사 이후 기존의 작법과 시선, 가치관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없음을 통감한 그는 작업실에서 벗어나 지방 곳곳의 농촌 마을로 향한다. 그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은 전남 곡성의 한 마을에서 농부과학자 이동현씨를 만나 새로운 삶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흙에서 배운 지혜로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철학을 고민하고 건강한 공동체가 키워낸 연대의 의미를 발견한다. 해냄ㆍ328쪽ㆍ1만6,800원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로런스 웨슐러 지음. 양병찬 옮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등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올리버 색스의 평전이다. 의학계의 계관시인, 과학계의 셰익스피어라 칭송 받는 신경학자이자 저술가였던 색스의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대표작의 집필 과정 비화부터 색스와 교감을 나눈 수많은 인물들의 인터뷰까지 올리버 색스란 인물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저자는 색스의 30년 절친으로, 색스의 공개 강연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암과 싸우던 색스의 곁을 끝까지 지킨 인물이다. 알마ㆍ656쪽ㆍ2만9,000원

◇인류세 : 인간의 시대

최평순,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진 지음. 책 제목인 인류세란 인류라는 한 생물종이 지구 환경 전체를 바꿔놓은 지질 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20만 년 전에 등장한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46억 년을 버텨온 지구를 순식간에 파괴해버렸다. 인류세에서 인간과 자연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인간과 자연을 구원할 희망은 있나. 책은 이 같은 질문을 품고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이 전 세계 곳곳의 인류세 현장을 찾아 다닌 기록이다. 인도의 냉동 방주를 방문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플라스틱의 운명을 연구하는 과학자를 만나며 인류의 미래를 고민한다. 해나무ㆍ324쪽ㆍ1만6,500원

◇험블파이

매트 파커 지음. 이경민 옮김. 인류 역사 속 어처구니 없는 수학 실수와 오류로 인해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을 다룬 책이다. 험블파이(Humble Pi)라는 제목은 영국에서 쓰이는 표현인 ‘잇 험블 파이’(eat humble pie)에서 나온 것으로, 잘못을 시인해야 하거나 체면을 구긴 굴욕적인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책에는 맥주 양조용 보리를 거래한 기록에 남겨진 인류 최초의 계산 실수부터 시작해 수식 하나 때문에 벌어진 금융권의 수조원 단위의 사고, NASA의 화성 탐사선 발사 프로젝트 실패 등 세기의 수학 실수들이 담겨 있다. 호주 수학교수 출신인 저자는 수학 스탠딩 코미디를 공연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수학을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스탠드업 수학’ 등을 운영하는 유튜브 스타기도 하다. 다산북스ㆍ440쪽ㆍ2만2,000원

◇일본이데올로기론

도사카 준 지음. 윤인로 옮김. 일본의 대표적인 유물론자 도사카 준(戶坂順,1900∼1945)이 1930년대 일본 학계를 유물론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책은 유물론적 역사 해석 체계인 '역사적 유물론'을 확립시킨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동저작 '독일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받아 기획됐다. 저자는 당시 파시즘화 돼가는 일본 정부와 사회를 분석하고, 문학과 문학비평에 팽배했던 자유주의와 일본의 고유성과 전통을 신성시한 일본주의를 비판한다. 산지니ㆍ552쪽ㆍ3만5,000원


◇108가지 결정

함규진 지음.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다면. 일본보다 먼저 서양문물을 받아들였다면.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역사연구자 105명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 108가지를 추려 펴낸 책이다. 2003년 102개의 결정을 선정해 월간지 별책 부록에 게재했다가, 최근 시대 흐름을 반영해 추가했다. 책은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선택을 가장 많이 한 인물로 세종대왕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 2000년대 이뤄진 결정으론 남북정상회담,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 무산 등이 선정됐다. 페이퍼로드ㆍ536쪽ㆍ1만8,000원

◇독이 되는 부모, 약이 되는 부모

곽영승, 유윤상 지음. 대한민국 학부모는 모두 교육전문가를 자처한다. 적어도 아이들 학업 성적에 관해서는. 그러나 아이들이 겪고 있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는 별로 해줄 말이 없다. 책은 선행학습, 게임중독, 재수와 전학, 유학 등 부모와 자녀 간에 있을법한 30여가지 고민 사례를 들어 부모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기자 출신 교육행정가가 학부모 입장에서 겪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 전문가 및 학자들의 해법을 담았다. 생각을나누는나무ㆍ351쪽ㆍ1만9,000원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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