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백… "국민연금 이대로 가면 2056년엔 고갈"

입력
2020.09.03 04:30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
2018년 전망보다 고갈시점 1년 빨라져

국민연금이 앞으로 21년 뒤 적자로 전환돼 36년 뒤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이 나왔다. 사학연금은 이에 앞선 2049년 고갈되며, 이미 적자 상태인 공무원ㆍ군인연금은 그 폭이 더욱 커진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변화해 연금 수지가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 탓이다.

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인구 감소와 성장률 하락이 지속될 경우 국민연금은 2041년 적자로 전환돼 2056년엔 완전히 재원이 소진된다.

지난 2018년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서 예상한 2042년 적자 전환, 2057년 기금 고갈보다 각각 1년씩 시점이 앞당겨졌다. 한국 경제의 생산성이 향상돼 성장률 하락세가 완화된다는 긍정적인 가정 아래서도 2043년 적자 전환, 2057년 고갈로 그 시점이 1, 2년씩 늦춰지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미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국민연금 개혁안을 반영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5%로, 보험료율을 9%에서 12%로 상향하는 개선 방안 '3안'을 적용하더라도 2048년부터 국민연금 적자가 발생한다. 소득대체율을 50%,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4안'에서도 2048년 적자 전환은 피할 수 없다.

사학연금 고갈 시점은 더 빠르다. 정부 전망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현상 유지' 시나리오에서 2029년 적자가 발생하고 2049년 소진된다. 성장률이 개선된다는 가정 하에서도 2038년 적자로 전환돼 2057년 기금이 바닥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5년 전 전망보다 적자 전환 시점 등이 미뤄졌다. 나주범 기재부 재정혁신국장은 "(2015년) 개혁으로 개선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적자로 접어든 공무원ㆍ군인연금은 재정수지 적자폭이 계속 확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공무원연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당기재정수지는 -0.1%인데, 2060년에는 △현상 유지 시 -0.6% △성장률 개선 시 -0.5%로 악화한다. 군인연금 역시 올해 -0.09% 수준인 적자폭이 2060년에는 -0.14~-0.17%로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사회연금보험의 지속가능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준의 제도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연금은 사회적 합의안 마련을 지원하고, 국민연금은 지난 개혁 사례를 감안해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손영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