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의 위험이 높은 국내 5060세대 10명 중 8명 이상은 이에 대비하는 보장성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실제 보험금을 타는 비율은 8명 중 1명 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지출에 비해 평균적인 보험금 지급 규모도 크지 않아, 많은 중장년층이 보험에 헛돈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가 2일 공개한 은퇴리포트 ‘5060세대의 의료비 지출 및 보험보장 실태’에 따르면, 국내 5060세대 10명 중 8명은 만성질환을 앓으며 대개 56세에 첫 질병 진단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기준으로 5060세대 가운데 84.2%는 보장성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2.5개의 보험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평균 17만4,000원을 보험금으로 납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입자 가운데 실제 보험금을 수령한 사람 비율은 12.7%에 불과했다. 8명 중 1명꼴이다. 평균 수령 보험금은 294만원, 중간값은 52만원으로 조사됐다. 평균보다 높은 소수의 고액 보험금 수령 사례가 평균을 올렸다는 의미다. 또 입원비 기준으로 보면 5060 가입자들은 전체 입원 건수의 30.1%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 받았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5060 가입자들은 주로 암과 심장ㆍ뇌혈관질환을 뜻하는 ‘중대질환’에 대한 보험에서 비교적 많은 혜택을 봤다. 반면 백내장이나 근골격계 질환 같은 ‘일반질환’에 대한 혜택은 비교적 적었다.
주요 중대질환 입원의 경우, 심장ㆍ뇌혈관질환은 입원비 대비 1.5배, 암은 5.4배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일반질환 입원 보험금은 실제 입원비에 못 미치는 0.8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보험 가입자들이 통상 암 등 중대질환에는 큰 보험금을 지급하는 정액보험으로 대비하지만, 그 외 질환은 주로 실손보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5060 세대의 보장성보험 가입률은 높지만 입원시 보험금을 수령한 경우가 3분의 1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충분한 보장은 안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 "보험금을 수령하더라도 실손보험 의존도가 높은 측면이 있다"면서 "고령 후기로 갈수록 보험료가 비싸지고 보험기간 내내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지출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