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하자 전광훈 또 '궤변' ...법의 엄중함 보여라

입력
2020.09.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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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일 퇴원하자마자 또다시 대중 선동에 나섰다. 감염병 시국에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데 이어 방역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도 되레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마치 종교 탄압인 양 ‘정부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나는 선지자이고,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사랑제일교회 집단이 공동체에 끼친 해악은 안중에도 없는 적반하장이다. 이 교회 관련자는 5명 중 1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고 있는데도 아직 1,400여명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 교회는 그간 검사 거부, 허위 교인 명단 제출, 경찰 압수수색 방해, 방역공무원 폭행 등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일관했다. 서울시와 건강보험공단이 이를 토대로 각각 수십억원대의 구상권을 청구한다지만, 이들이 공동체의 생명과 안전에 끼친 피해에 비하면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하다. 이것이 과연 약자와 병자의 편에 선 예수의 정신인가. 그런데도 전 목사는 이날 감히 자신을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말씀을 대신 전하는 거룩한 선지자에 빗댔다.

“우리 교회를 제거하려 재개발을 선동한다”는 전 목사의 주장도 궤변이다. 이 교회는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 부지에 포함됐지만, 서울시 산정 보상금의 7배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며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교회 재산을 불리려 음모론을 펴는 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이제 응당한 법의 심판을 받을 일이다. 앞서 전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버젓이 집회에 참석해 보석 허가 조건을 어겼다. 검찰의 보석 취소 청구에 법원이 신속히 판단을 내려야 한다.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건 교인들이다. 전 목사에 현혹돼 예수정신을 욕보이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은 이때 방역 당국에 협조부터 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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