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 하늘길이 막히자 국내 노선 확충에 주력해왔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분위기로 승객 감소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ㆍ국내선 여객수(출발ㆍ도착)는 572만5,298명으로 전달보다 약 13% 늘었다. 이 기간 여객기 운항편수도 9% 증가한 4만1,177편을 기록했다.
국제선은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지만 국내선 여객수요는 558만536명으로, 전년 동기 수준(599만5,589명)을 회복했다. LCC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듯했던 6월 이후 주 활동 노선인 제주는 증편하고, 광주 여수 양양 등 비인기 노선까지 출항하며 국내선 비중을 확대한 데 따른 결과다.
실제 지난달 가장 많은 여객수를 기록한 항공사는 진에어(109만명) 제주항공(96만명) 티웨이항공(95만명) 등 LCC들이며, 대한항공(83만명) 아시아나항공(90만명) 등 대형항공사(FSC)들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또다시 코로나가 항공업계에 직격탄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지난달 19일)된 지난달 네 번째 주(17~23일), 다섯 번째 주(24~30일) 항공 수요는 각각 136만명, 93만명으로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매주 144만 명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재확산으로 많게는 35% 넘게 승객 수 감소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국내 여행마저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일면서 항공권 취소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여객 수요 급감은 LCC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된다. FSC의 경우 화물 운송으로 2분기 1,000억원대의 흑자 신화를 쓴 것과 다르게 제주항공(-854억원) 진에어(-596억원) 티웨이항공(-486억원) 에어부산(-514억원) 등 LCC들은 모조리 적자를 보며 아직도 코로나 시대를 버틸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LCC가 의존하는 국내 여객도 국제선보다 기본운임이 낮은 데다, 출혈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어 승객 감소세가 9, 10월에도 계속된다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화 상태인 LCC들이 코로나 시대에 국내선 의존만 더 높여와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LCC들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유동성 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