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이 아닌 일반 롯데자이언츠 열혈팬에서 30대에 구단 단장으로 전격 발탁돼 2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신화를 일궈냈던 송정규 전 롯데자이언츠 단장의 야구 열정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이 추진돼 화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야구광팬인 송 전 단장은 지난 1990년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톱 시크릿(TOP SECRET)'라는 책자를 자비로 출판했다. 당시 롯데그룹 신준호 부회장은 우연히 이 책을 읽고 '야구단 운영은 바로 이런 사람이 해야 한다'고 확신, 구단 단장으로 전격 스카우트했다. 당시 38세였던 송 전 단장은 2년만에 신 부회장의 기대를 200% 충족시켰다. 만년 꼴찌였던 롯데자이언츠를 당당히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송 전 단장은 2일 "드라마 같은 저의 야구열정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영화사들 가운데 한 곳과 시나리오 저술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스크린 개봉을 겨냥한 영화냐 모바일 온라인 보급을 위한 비스크린 영화냐를 놓고 막바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구단장 취임 전후 롯데자이언츠의 성적은 요동쳤다. 3할대의 저조한 승률로 1989년 꼴찌, 1990년 7개 구단 중 6위였던 정규 리그 순위가 취임 직후인 1991년 4위로 뛰어올랐다. 이듬해인 1992년에는 롯데 창단 이후 두 번째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신화를 썼다. 또 그가 단장으로 있던 2년 동안 홈 관중은 연속 100만명을 넘겼다. '야도 부산'이 온통 야구 이야기로 출렁거릴 때였다.
부산 야구계 일각에서는 최근 롯데자이언츠의 정규리그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며 '가을 야구'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우승 제조기, 송정규'를 그라운드로 다시 불러들여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강력 주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세이버매트릭스 야구' 이론의 주인공이자 '롯데자이언츠 전설'인 송 전 단장이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야구팬들은 송 전 단장의 본업인 부산항 도선사 퇴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핫 에이지(Hot Age) 한국 프로야구 부흥 역할론'을 들먹이고 있다.
이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신사고를 가진 송 전 단장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발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송 전 단장은 롯데의 원칙 없는 운영, 선수 기용 및 시스템을 비판하는 등 구단의 운영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25기 동기인 송 전 단장은 단장 퇴임 이후 해운사 스콜피오 선장,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