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정면 충돌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1일 '공개 질의서'를 띄웠다. 재난 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줘야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책임없는 발언"이라 평가한 국가의 곳간지기 홍 부총리와 본격적인 논쟁을 펼쳐보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홍 부총리께 드리는 5가지 질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1,370만 경기도민도 국민으로서 부총리님이 결정하는 경제ㆍ재정정책의 대상이 되니 경기도민을 대표하여 몇가지 여쭙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너무 힘들고 경제상황 악화가 예정된 지금 재정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재정 경제정책 총책임자이신 부총리님께서 부족함이 많은 저의 질문이지만 진지한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지사는 우선 홍 부총리를 향해 "현재 정부 지출은 수요와 공급 측면 중 어떤 쪽에 집중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가 부채가 40%대로 외국 평균(11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거듭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서구 선진국들이 국가부채를 늘리며 전 국민 소비지원에 나선 것은 오류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의 재정 지출은 '복지정책', '경제정책' 중 어디에 해당하는 지 물으며 "복지정책이라면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것이 맞고, 경제정책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기재부가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난지원금은 복지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고소득자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지사의 주장이다.
이 지사는 이어 "총액이 같다면 선별ㆍ보편은 재정 건전성과 무관하지 않은가"라며 향후 3,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도 거론하고 나섰다. 마지막으로 "경제활성화에는 현금 지급보다 매출 지원이 나은가"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미래통합당 모 의원 말씀처럼 코로나 때문에 소비할 기회가 없어 경제효과가 별로 없을까 우려되나"라며 "소비할 돈이 없어 문제지 코로나를 악화시키지 않고 소비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모든 것을 안다는 전문가의 교만과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리인의 의무라고 믿는다"고 홍 부총리를 향해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