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신정락(33)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비상이 걸렸던 KBO리그가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5일 신정락과 함께 2군에 있다가 최근 1군에 올라온 한화 선수 2명이 1일 오전 KBO가 지정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선수 2명과 함께 방을 쓰는 또 다른 밀접 접촉자 2명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KBO는 덧붙였다. 아울러 한화는 충남 서산의 2군과 육성군ㆍ재활군 소속 선수와 직원 40명의 진단 검사도 곧바로 진행해 이날 전원 음성이 나왔다. KBO 코로나19 통합매뉴얼에 따라 밀접 접촉자들은 격리됐고, 서산구장은 폐쇄됐다.
이에 따라 1일 한화의 경기(잠실 두산전)도 정상적으로 열린다. KBO는 이날 오후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경기 진행의 안정성을 확인 받았다"고 밝혔다.
신정락은 지난 6월 27일 KT전을 마지막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퓨처스 역시 지난 7월 22일 고양 전을 끝으로 재활군에 머물렀다. 숙소가 아닌 대전의 자택에서 출퇴근하는 선수라 선수단과의 접촉면이 그리 넓지 않았던 점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만약 1군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 한화 선수단 전원의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27일 이후 한화와 경기를 치른 삼성과 롯데 선수단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어 리그 중단이라는 파국을 맞을 뻔했다. 한 번 리그가 중단될 경우 재개를 위해서는 자가격리와 연습기간 7일 등 21일이 필요해 경기 수 축소 등 리그 파행이 불가피하다.
퓨처스(2군) 상황도 KBO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LG 구단에 따르면 지난달 25∼26일 서산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 LG 선수 2명도 신정락과 접촉을 했다. 신정락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기 전이지만 잠복기였을 수 있어 LG 2군 선수단과 프런트도 전원이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1일 한화(두산전)와 LG(고양전)의 퓨처스 경기는 취소했다. 추후 일정은 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도 예방 차원에서 역학 조사관의 판단 전까지 격리될 예정이다. 만약 LG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또 다시 1ㆍ2군 간 선수 이동에 따라 접촉 구단 범위를 전방위로 추적해야 한다.
KBO는 1일 각 구단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매뉴얼의 엄격한 준수 등 추가 대응 지침을 강조했다. 선수단 개별 모임을 불허하고 타 구단 선수와 악수, 식사, 동일 이동수단 이용, 버스 탑승 등을 전면 금지하며 위반 시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신정락의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은 "당국 지침에 따라 격리된 채 회복하고 있다"면서 "신정락이 어떤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정락은 지난달 29일부터 고열ㆍ근육통ㆍ두통 증세를 보여 31일 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