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힘줄이 철로처럼 뻗어있는 한 남자의 가을이 온다……'
9월7일 싱어송라이터 허만성이 여섯 번째 앨범 '가을 남자'로 돌아온다. 앨범에는 '가을 남자'를 비롯해 직접 가사를 쓴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등 14곡을 담았다.
가수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온 시간들이 쌓여 멜로디를 타고 흐르는 노랫말이 사뭇 웅숭깊으면서도 목소리에선 아직 풋풋한 설렘이 느껴진다. 표제곡 '가을 남자' 속에 묘사된 남자와 닮았다.
'가을 남자'의 주인공은 '긴 코트를 입지도 않고, 옷깃을 세우지도 않고, 커피를 뽑아 들지도 않고'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걸음으로 휘적휘적 걸어가는 평범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어느 순간 멋진 반전을 보여준다. 노랫말이 그의 한 손을 주목하는 대목에서다. '바람에 떨어지지 않으려 세상의 한켠을 움켜쥔 남자의 손등엔 푸른 힘줄이 철로처럼' 뻗어있다.
가수 허만성에게 철로 같은 푸른 힘줄이란 음악이고, 노래고, 공연이라는 이름의 소통이다. 호응이 크든 작든 수십 년째 앨범을 만들고 쉼 없이 공연을 하고,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도 거의 매일 온라인으로 팬들을 만나는 현재형의 젊은 열정이다. "100대 명반에 앨범을 넣는 것보다 쉼 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인정받는 것이 좋다"는 가수의 고백에서 굳세게 한 방향으로 뻗은 철로 같은 의지가 느껴진다.
가수의 삶이 투영되어 있어서일까. 6집 미리 듣기 공연에서 '가을 남자'가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노랫말이 불러일으키는 깊은 공감과 묵직한 감동을 누가 외면할 수 있을까. 어느덧 힘 빠지고, 고봉밥처럼 높고 뜨겁던 자존심이 하릴없이 깎여나가도 철로처럼 뻗은 그 무언가 하나는 품고 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닌가.
6집을 발표하는 9월7일은 가수의 음력생일이기도 하다. 온라인으로 6집 발매 콘서트를 개최한다. 코로나19라는 우울한 장마가 온 세상을 덮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공연을 멈출 수 없는 이유를 가수는 노랫말로 대신 전한다.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 6집 수록곡 '멈추지 마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