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의사가 지금처럼 필요한 때 없다...의료계 진료 거부 유감”

입력
2020.08.31 15:05
"의사들 현장 돌아오는 데 어떤 조건이 더 필요한지..."
'업무 복귀' 위한 대승적 결단 촉구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의료계의 무기한 총파업과 관련해 “이 엄중한 국면에 의료계가 집단적 진료거부를 중단하지 않아 유감”이라며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고, 정부는 선택지가 많지도 않다. 업무에 복귀해 국민 불안을 종식시키는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지금처럼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다”며 의사들의 의료 현장 복귀를 거듭 호소했다.

특히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데 그 이상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상황에서도 의료 공백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러 차례 양보안을 제시했고, 합의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안정된 이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 협의기구 등을 통해 모두가 공감대를 표명한 △지역간 의료 불균형 해소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현안에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 모두발언
하루에 400명대까지 늘어났던 코로나19 국내 감염 환자 수가 이후 4일 동안 2~300명대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안정세로 가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입니다. 다만 주말까지 확진자 증가를 막아 준 것은 대다수 국민들께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에 협조하여 외출 등 일상 활동을 자제해 주신 덕분입니다. 대다수 교회도 비대면 예배에 협력해 주셨습니다. 많은 불편을 감수해 주신 국민 여러분의 방역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식당과 카페, 학원과 독서실, 체육시설을 운영하시는 분들 등 많은 국민들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어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정부는 조기에 정상적인 일상과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확진자가 그처럼 줄었는데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이유는 확진자 수치 속에 드러나지 않는 불안 요인이 여전히 크게 잠복해 있기 때문입니다. 잠복해 있는 불안 요인의 가장 큰 이유는 아직까지도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일부 교회의 교인 또는 접촉자 중 많은 수가 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릇된 신념이나 가짜뉴스, 또는 정부에 대한 반대 때문일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등 국민들이 입는 피해가 너무나 큽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또한 8월20일부터 어제까지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17명 중 5명은 사후 확진자였고, 확진 후 1일 이내 사망자도 4명이었습니다. 확진자 중 고령자 비율이 매우 높은데다 검진이 늦어지고 있는 탓입니다. 이처럼 검진이 늦어지는 것은 자신이나 접촉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원할 경우 익명 검사도 허용하고 있는 만큼 방역 당국의 신속한 검사 안내에 협조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아 검진과 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이 엄중한 국면에 의료계가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중단하지 않아 대단히 유감입니다. 지금처럼 국민에게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습니다. 정부는 코로나가 위중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러 차례 양보안을 제시했고, 합의가 이루어져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경과와 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정부가 따로 발표했기 때문에 제가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국회 내의 협의기구 등을 통해 모두가 공감대를 표명한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해소와 필수 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까지 의료계와 함께 협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데 그 이상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입니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하여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지도 않습니다. 하루속히 업무에 복귀하여 환자들을 돌보고, 국민의 불안을 종식시키는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기대합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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