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코스닥에 입성하는 카카오게임즈가 공모주 청약 절차에 돌입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漁)로 꼽히며 최근 기관 수요예측에서 새 역사를 쓴만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수조원 대 뭉칫돈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6월 흥행 돌풍을 일으킨 SK바이오팜의 청약 경쟁률(323대 1)까지 뛰어넘는다면, 소액 투자자가 이번 청약에서 물량을 배정받을 확률은 '로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청약 경쟁률이 1,479대 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공모주 배정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올 상반기 SK바이오팜이 세운 기록(836대 1)도 가뿐히 넘어섰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주당 공모가는 최상단인 2만4,000원으로 정해졌다.
업계에선 지난달 '역대급'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323대 1)로 31조원대 증거금이 몰린 SK바이오팜의 상장 돌풍을 카카오게임즈가 넘어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청약도 고액 자산가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모주 청약은 돈을 많이 넣을수록 많은 주식을 받게 되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공모가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하는데, 청약 경쟁률에 따라 받는 주식 수가 달라진다. 가령 323대 1 경쟁률을 보인 SK바이오팜(공모가 4만9,000원)의 경우 1주를 받기 위해 내야 하는 증거금은 791만4,000원(공모가 50%에 323을 곱한 값)이었다.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과 같은 경쟁률을 기록한다면 1주를 받기 위해 증거금 387만6,000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한국파마(2,036대 1), 미투젠(1,011대 1) 셀레믹스(1,177대 1) 등의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은 걸 감안하면 경쟁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경쟁률을 1,000대 1이라 가정하면 1주를 받는 데 1,200만원을 넣어야 한다. 1억원을 넣어도 받을 수 있는 주식이 고작 8주에 그치는 것이다.
업계에선 상장 직후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상장 직후 목표주가는 2만8,000원~3만3,000원 사이지만 최근 비대면 업종들의 상승세에 단기적으로는 목표주가를 웃돌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 유동성도 탄탄하다. 증시에 언제든지 투입가능한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7일 기준 역대 최대인 53조9,000억원에 달한다. 금융상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역시 최근 사상 첫 60조원을 돌파하는 등 주가를 띄울 '총알'은 넉넉하다.
다만 카카오게임즈(58.6%)의 경우 SK바이오팜(81.2%)과 비교해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적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가 급등 시 차익 실현을 위한 기관 물량이 대거 풀릴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주가 추이는 실적에 달렸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11월 내놓는 신작 엘리온 등 흥행여부가 앞으로 주가의 허들(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