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일가족 5명 중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이들은 2주간 집회 참가 사실을 숨기고, 경찰과 방역당국에 쉬쉬하며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동선은 파악되지 않아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 광주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6명 중 3명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가족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369~371번째 확진자로, 그 전날인 29일 확진 판정을 받은 '363번 환자'의 가족들이었다. 363번 환자는 20대 아들이고, 40대 부부와 10대 딸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 4명을 포함한 일가족 5명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은 10일 가까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고, 집회 참가를 묻는 방역당국 조사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363번 환자인 20대 아들은 광주시가 집회 참가자로 파악하고 연락했지만, 시의 연락을 무시하며 받지 않았다. 어머니가 전화를 대신 받으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며 발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경찰에 소재 파악을 의뢰해 26일 363번을 잡았다. 이 확진자는 두 번 검사 끝에 사흘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363번을 포함해 일가족 모두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사실도 밝혀냈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동선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369~371번 확진자가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은 29일 식자재 마트를 방문한 점을 토대로 2주간 시내를 활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을 고발 조치하거나 피해 상황에 따라 구상권 청구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시는 앞서 자신의 동선을 숨기고 광주 시내를 다녔던 서울 송파구 60번 확진자에게 구상권 2억2000만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