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게 대화 채널 복원을 기대한다며 '국회 사법감시특별위원회 설치'를 대화 조건으로 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 대표의 결단을 기대하겠다"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당이 이왕 힘으로 깨부순 것, 그대로 방치하실 겁니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76석 정당의 횡포, 이 정도에서 중단시켜 달라"며 "부동산 3법 처리 과정의 불법ㆍ탈법을 일일이 지적하지 않겠다. 여당은 걸핏하면 '법을 고쳐서라도 우리 뜻대로 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야당에게 공수처장 비토권(거부권)을 부여한, 시행도 해보지 않은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고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제안으로 1987년 체제 이후 지켜 온 '의장단-상임위원장단' 구성의 원칙이 다 허물어졌다. 성숙한 의회 민주주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억지이고 힘 자랑"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21대 전반기 국회 초기 여야 대립의 불씨가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문제를 다시 꺼내며 여당 단독으로 선출한 법사위원장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법감시특위' 제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법사위 산하 기관인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을 법사위가 아닌 특위에서 감시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사실상 여당이 가져 간 법사위를 대신할 기구를 만들자는 게 주 원내대표의 요구다.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할 경우 여당 정책에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제안한 국회 비상경제ㆍ에너지ㆍ저출산ㆍ균형발전 4개 특위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것을 환영하며, 야당도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면서 "다만 검찰과 경찰, 사법부, 헌법재판소를 포함한 사법기구들이 청와대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 들어가고, 사법기구를 감독해야 할 법사위원장까지 여당이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 잣대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하면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진다"며 "그래서 우리는 국회에서 사법감시 특위를 별도로 둘 것을 제안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현명한 판단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당내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분"이란 점을 강조하며 "이 대표에게 거는 야당의 기대 역시 작지 않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에 대해선 "대표 경선의 와중에 '재난 구호금은 선별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한 점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재난구호금 10조원씩 100번 나눠줘도 아무 문제 없다'는 선동적인 구호가 스며들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비슷한 주장을 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