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으로 셧다운 직전까지 내몰린 공연계가 다시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연 실황 영상화는 대면 공연만큼 중요한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는 아예 온라인에서 초연하는 작품도 많아지고 있다.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작으로 지난달 28, 29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던 국립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빨간 바지’는 28일 온라인으로 초연했다. 당초 3월 공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고 이번에 또다시 취소되자 온라인 스트리밍을 택한 것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또 다른 창작 오페라 ‘빨간 구두’ 초연도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전환했다. 당초 4, 5일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5일 오후 3시 네이버에서 생중계한다. 안데르센 동화 ‘빨간 구두’를 현대적으로 각색, 20년 전 마을에서 쫓겨난 마담 슈즈라는 인물이 다시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의 연극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2주 연장으로 대면 공연 대신 온라인 중계를 준비 중이다. 이 작품도 초연이다. 한국 기독교의 보수화, 소수자 혐오 문제를 기독교 예배 형식에 녹여내 무대화했다.
인기 창작 뮤지컬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공연 제작사들과 함께 ‘K뮤지컬 온에어’ 프로그램을 마련, 지난 달 31일부터 나흘간 오후 8시에 네이버를 통해 뮤지컬 공연 실황을 매일 1편씩 총 4편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선보인 ‘팬레터’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천재 작가 이상과 김유정, 문인 모임 구인회 등을 다룬 작품. 1일 상영작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수송선이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2일에는 판소리 적벽가를 역동적인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적벽’을, 3일에는 현실에 나타난 소설 속 살인마를 추적하는 이야기 ‘더 픽션’을 상영한다.
LG아트센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극, 무용, 서커스 등을 온라인으로 소개하는 ‘컴온’ 시즌2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앞서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과 영국 극단1927의 ‘골렘’ 등이 상영돼 호평받았다. 4일에는 프랑스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 앙쥴랭 프렐조카쥬의 ‘프레스코화’가, 11일에는 다큐멘터리 연극의 거장 밀로 라우가 연출ㆍ제작한 다큐멘터리 ‘공코 재판’이 공개될 예정이다. 모든 작품은 금요일 오후 8시 첫 공개되고, 이후 48시간 동안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