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선 후 전세끼고 아파트 매입... '갭투자' 논란도

입력
2020.08.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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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증여하고 전세값 4억 올린 김홍걸도 도마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4월 총선에서 당선된 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 측은 “전세가 끝나면 이사해 살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부적절하다고 규정한 '갭투자'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공개한 '21대 국회 의원 재산 내역'에 따르면, 이 의원은 서울 종로 내수동의 경희궁의아침 3단지 전용면적 174.55㎡(60평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배우자와 함께 17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아파트의 임대 보증금 12억원은 이 의원의 채무로 기재됐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인 5억 5,000만원으로 해당 아파트를 사 ‘갭투자’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 의원은 별도의 주택 관련 대출은 받지 않았고, 1주택자로 확인됐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살던 이 의원은 4ㆍ15 총선 출마를 위해 종로로 이사했다. 이 의원은 현재 서울 종로 교남동 경희궁 자이 아파트에 9억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으며 해당 주택은 총선 직후인 지난 5월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보증금을 승계해 주택을 매입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갭투자 논란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중개 보수를 내주고 전세계약을 파기한 후 매수한 아파트에 입주했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경희궁의 아침 3단지는 종로구 집값을 선도하는 아파트라 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실거주 중인 현재 경희궁 자이 아파트 전세 만기 시점과 경희궁의 아침 아파트의 전세 만기 시점이 비슷하다”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 기간이 끝나면 이사해 살 목적으로 새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세 완료가 1년 6개월 남은 시점에 주택을 사들인 배경에 대해선 "지역구 의원으로서 왜 지역구에 집이 없느냐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 김홍걸 의원의 부동산 보유 관련 논란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전ㆍ월세 계약 갱신시 임대료를 5% 이상 올리면 안 된다’는 ‘전월세 상한제법’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정작 본인 아들의 아파트 전세값은 4억원이나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값 인상 8일 뒤에는 ‘보증금ㆍ월세 인상 제한법’도 발의했다. 더구나 민주당의 ‘다주택 매각’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서울 강남 일원동 아파트를 매각하는 대신 아들에게 증여했다.

정지용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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