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지금까지 한두 건의 폼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돼 왔다"며 "이번 검찰 인사의 초점은 형사ㆍ공판부, 여성 중심의 우수 인력 발탁이었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검사 630명에 대한 인사 내용을 두고 일각에서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만 영전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검찰 중간간부 인사 결과를 이같이 자평한 뒤,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 속에 자긍심을 가지고 정의를 구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검찰) 인사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추 장관은 다음달 3일 자로 시행되는 이번 인사를 통해 형사ㆍ공판부 검사들이 주요 보직으로 가게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일선 형사부 검사들은 한 달에 평균 많게는 200건 넘게, 적게 잡아도 150건씩 민생 사건을 처리하면서 많은 고충을 느끼고 있다"며 "형사ㆍ공판부에 전념해 온 우수 검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故) 김홍영 검사 사례도 언급했다. 추 장관은 "새내기 검사 김홍영이 희망과 의욕을 포기한 채 좌절과 절망을 남기고 떠난 것을 그저 개인의 불운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당연시 여겨 온 조직 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한 추 장관은 "검찰 사상 최초로 서울중앙지검과 부산지검 강력부에 여검사 두 명을 발탁했다"면서 우수 여성검사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에는 원지애(46ㆍ사법연수원 32기) 대검찰청 마약과장이, 부산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에는 김연실(45ㆍ34기)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각각 보임됐다. 원 과장은 2015년 마약 수사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2급 공인전문검사인 '블루벨트'를 받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선 추 장관이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핵심 요직으로 전진 배치됐다. 특히 전직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죄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육탄전'까지 벌여 현재 감찰 대상에 올라 있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 발령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