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들은 전통 금융사의 업무영역을 앞으로 핀테크(테크핀) 기관이 상당부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한국일보가 나이스디앤알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핀테크의 발전이 전통 금융사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핀테크 기관은 모바일을 이용해 이체ㆍ송금, 예ㆍ적금 가입, 대출 신청, 보험 가입, 투자, 자산관리 등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
‘핀테크 기관이 향후 기존 금융사 영역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대부분 대체 가능하다’는 답변이 48.9%를 차지했다. ‘완전히 대체 가능하다’(4.1%), ‘일부분 대체 가능하다’(43.8%)까지 합치면 무려 90% 넘는 응답자가 핀테크 기관의 미래에 손을 들어 준 셈이다.
특히 이들의 약진은 은행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핀테크 성장으로 타격을 입는 금융권’으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51.3%)이 은행을 꼽았다. 카카오와 KT, 토스 등이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뛰어들었고, 네이버 역시 우회로를 통해 은행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업에 ‘디지털금융 빅뱅 시대’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수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12.4%)과 저축은행(9.8%) 등보다 은행의 미래를 훨씬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흐름이 결과적으로 기존 금융사의 상품 및 서비스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핀테크 기관 등장으로 기존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발전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55.4%는 ‘그렇다’고 답했다. 전통 금융권에 IT로 무장한 메기(핀테크)가 등장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경각심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금융권이 핀테크 기관과 차별화하려면 △안정적 수익률 관리(55.5%ㆍ복수응답) △금융보안 및 소비보호(43.9%) △고객 맞춤 자산관리 전문성(41.9%) △비대면 상담 및 디지털 복합점포 확대(39.1%) 등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응답자들은 핀테크 기관 중 차세대 유력 주자로 카카오뱅크(63.9%)와 토스(23.0%) 네이버파이낸셜(5.0%) 등을 꼽았다.
한편 응답자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근까지 약 6개월간 주로 온라인을 통해 금융거래를 했다고 답했다. 금융거래 형태는 온라인 76.3%, 오프라인(영업점 및 ATM) 23.7% 수준이었다.
향후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채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86.0%, 93.9%를 차지한 반면, 오프라인 영업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있어도, 없어도 그만’이라는 응답도 33.6%나 됐다.
이번 조사는 나이스디앤알이 지난 10~28일 전국 만 20~69세 성인남녀 1,000명(2019~2020년 간접투자상품 가입경험자)에게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