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아빠에 총 쏜 경찰 신원 공개... FBI도 조사 착수

입력
2020.08.28 01:09
주 법무부 "블레이크 차량서 흉기 발견"

제이컵 블레이크 총격사건을 조사 중인 미국 위스콘신주(州) 법무부가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연루 경찰의 신원을 공개했다. 아울러 블레이크의 차량에서 흉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자 연방수사국(FBI)도 수사를 개시했다.

위스콘신주 법무부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블레이크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관이 경력 7년의 경관 루스텐 셰스키로, 현재 휴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셰스키는 블레이크의 등에 일곱차례 총격을 가했고,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들은 총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새롭게 알려진 사실은 블레이크의 차량에 흉기가 있었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범죄수사부가 블레이크의 차량 운전석 바닥에서 칼을 발견했다"면서 "사건 당시 블레이크도 흉기를 소지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레이크가 경찰에게 언제 흉기를 소지하고 있음을 알렸는지, 경찰이 왜 과잉대응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블레이크 측 변호인단은 즉각 반박했다. 벤 크럼프 변호사는 "경찰에 해를 입히거나 위협을 가한 적이 없다"며 "목격자들도 그가 칼을 소지하지 않고 있었고, 어떤 식으로도 경찰을 위협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블레이크가 운전석으로 간 이유에 대해선 "차에 있던 아이들을 불안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했다.

이날 주 법무당국은 사건 경위도 자세하게 밝혔다. 조사 내용에 따르면 지난 23일 경찰은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남자친구가 근처에 있다는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다만 신고 내용과 블레이크의 연관성은 불분명하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블레이크를 체포하려 했고, 대치 과정에서 전기충격기를 사용했지만 진압에 실패했다. 셰스키는 운전석 문을 연 블레이크의 셔츠를 잡고 뒤에서 7번 총격을 가했으며 차량에 있던 블레이크의 3살, 5살, 8살난 아들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한 뒤 미국 전역에서는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하고 있다. 위스콘신 주지사가 비상사태까지 선언했지만 시위 도중 또다른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미 연방수사국(FBI)도 수사에 착수했다. 조시 카울 주 법무부 장관은 "FBI가 위스콘신 당국과 협력해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FBI는 지난 5월 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무릎에 눌려 사망했을 때도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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