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장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가 홈런 페이스를 올리며 개인 기록은 물론 팀 역사에도 유의미한 도전을 하고 있다.
라모스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삼성전에서 5-5로 맞선 8회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8-5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8호 홈런으로 멜 로하스(KTㆍ31개)를 바짝 추격하며 이 부문 리그 2위를 질주 중이다. 특히 8월 21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뜨거웠던 5월 방망이(23경기 10홈런)를 재연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팀내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친 이병규 코치의 기록(1999년 30개)을 무려 21년 만에 갈아치울 수 있다. 2000년 찰스 스미스가 35개를 친 적이 있지만 삼성에서 20개를 치고 시즌 중 LG로 이적해 15개를 보탠 것이라, LG 팀 기록이라 하기엔 의미가 약하다.
라모스의 일발 장타와 함께 LG는 팀 홈런도 104개로 NC(120개)에 이어 KT와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LG가 팀 홈런 2위 이상 오른 적은 1996년(98개ㆍ2위) 이후 한번도 없었다.
가장 최근엔 2010년 롯데(185개) 두산(149개)에 이어 3위(121개)에 올랐을 뿐 매년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0년 당시 홈런 부문 3위 조인성(28개)을 중심으로 이택근(14개) 오지환(13개) 이병규(12개) 등이 홈런 레이스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라모스와 함께 김현수(20개ㆍ6위) 유강남(12개) 등이 좀 더 힘을 내준다면 팀 홈런 최고 순위는 물론, 팀 홈런 최다 기록(2018년 148개ㆍ8위)도 새로 쓸 수 있다.
라모스의 홈런은 ‘팀 승리 공식’으로도 통한다. LG는 지난 12일 KIA전부터 21일 키움전까지 7연승 포함 8승 1패로 승승장구했는데 이 기간 라모스는 4경기 연속 홈런 등 6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후 23~25일 3경기 연속 침묵했는데 LG는 거짓말처럼 3연패를 당했다. 특히 올 시즌 10승 1패로 압도하던 한화에 2연전을 모두 내줬고 3연패 중이던 삼성에도 3-4로 석패했다. 그러다 26일 라모스의 홈런이 터지면서 팀은 연패에서 탈출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라모스의 최근 홈런 페이스에 대해 “마음 같아서는 타석에 나설 때마다 쳐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