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장군' 라모스의 한방 한방은 모두 유의미하다

입력
2020.08.27 11:34


LG 외국인 장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가 홈런 페이스를 올리며 개인 기록은 물론 팀 역사에도 유의미한 도전을 하고 있다.

라모스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삼성전에서 5-5로 맞선 8회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8-5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8호 홈런으로 멜 로하스(KTㆍ31개)를 바짝 추격하며 이 부문 리그 2위를 질주 중이다. 특히 8월 21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뜨거웠던 5월 방망이(23경기 10홈런)를 재연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팀내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친 이병규 코치의 기록(1999년 30개)을 무려 21년 만에 갈아치울 수 있다. 2000년 찰스 스미스가 35개를 친 적이 있지만 삼성에서 20개를 치고 시즌 중 LG로 이적해 15개를 보탠 것이라, LG 팀 기록이라 하기엔 의미가 약하다.

라모스의 일발 장타와 함께 LG는 팀 홈런도 104개로 NC(120개)에 이어 KT와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LG가 팀 홈런 2위 이상 오른 적은 1996년(98개ㆍ2위) 이후 한번도 없었다.

가장 최근엔 2010년 롯데(185개) 두산(149개)에 이어 3위(121개)에 올랐을 뿐 매년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0년 당시 홈런 부문 3위 조인성(28개)을 중심으로 이택근(14개) 오지환(13개) 이병규(12개) 등이 홈런 레이스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라모스와 함께 김현수(20개ㆍ6위) 유강남(12개) 등이 좀 더 힘을 내준다면 팀 홈런 최고 순위는 물론, 팀 홈런 최다 기록(2018년 148개ㆍ8위)도 새로 쓸 수 있다.

라모스의 홈런은 ‘팀 승리 공식’으로도 통한다. LG는 지난 12일 KIA전부터 21일 키움전까지 7연승 포함 8승 1패로 승승장구했는데 이 기간 라모스는 4경기 연속 홈런 등 6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후 23~25일 3경기 연속 침묵했는데 LG는 거짓말처럼 3연패를 당했다. 특히 올 시즌 10승 1패로 압도하던 한화에 2연전을 모두 내줬고 3연패 중이던 삼성에도 3-4로 석패했다. 그러다 26일 라모스의 홈런이 터지면서 팀은 연패에서 탈출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라모스의 최근 홈런 페이스에 대해 “마음 같아서는 타석에 나설 때마다 쳐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강주형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