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지나간 광주ㆍ전남 곳곳에서 각종 시설물이 부서지고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27일 광주기상청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태풍은 초속 40m 넘은 강한 바람이 불고 짧은 시간에 비가 쏟아지면서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방파제가 또 힘없이 무너졌다. 전날 밤부터 내린 태풍 '바비' 영향권에 든 가거도는 강풍에 20m가 넘는 산더미만 한 파도가 방파제 등을 덮치면서 방파제 200m가 유실 또는 파손된 것으로 추정했다.
신안군은 방파제 밑에 채워진 사석 등 골재는 바다로 유실되고 기포 시멘트 등이 이탈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고 전했다. 특히 높이 30m에 육박한 30억원짜리 대형 구조물 케이슨(16번) 밑 골재가 빠지면서 옆으로 이탈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태풍 피해 접수를 받고 있다. 전날 밤 11시까지 접수된 태풍 피해는 광주 33건, 전남 94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택 파손과 도로 침수, 가로수 쓰러짐 등이 대부분이었다. 전날 오후 8시20분쯤 해남군 해남읍 한 아파트 단지 내 유리 출입문이 강풍에 파손됐다. 비슷한 시간대 순천시 가곡동 한 도로에서는 빗물이 역류하며 침수되기도 했다. 영암군 삼호읍 한 주유소에서는 대형 간판을 지탱하는 장치가 일부 끊어져 소방당국이 긴급하게 안전 조치했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초속 40m 이상의 강풍이 불었던 서해 도서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4가구)ㆍ중태도(6가구)ㆍ상태도(51가구)ㆍ장도(35가구) 등 4개 섬 96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또 가거도에서는 내연발전기가 동작을 멈추면서 자동 기상관측기기의 통신도 끊겼다. 풍속ㆍ기온ㆍ강수량 등 관측값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 광주ㆍ전남을 오가는 육로ㆍ하늘ㆍ바닷길 통행도 끊겼다. 강풍에 따른 낙석 위험이 높은 구례 성삼재 861호 지방도가 전면 통제됐으며, 수해 복구가 진행 중인 전남 지역 각급 도로 5곳도 통행 제한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내 22개 시ㆍ군의 태풍 피해 집계를 받고 있으니, 곧 최종 집계가 나올 것"이라며 "빨리 복구작업에 착수해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