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州) 커노샤에서 발생한 흑인남성 제이컵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의 과잉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심야 시위 도중 총격으로 2명이 숨지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블레이크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진 이날 커노샤에서 시위 도중 총격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밤 11시45분쯤 시위 참가자들이 무장한 남자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총격으로, 최소 3명이 총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1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시위대와 진압 경찰 간의 대치 상황에서 총격이 발생하지 않고 시위대가 몰려간 주유소 부근에서 경찰과 상관없이 벌어진 총격에서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총을 든 무리'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커노샤카운티 당국은 블레이크 사건 발생 직후 항의 시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오후 8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시위대의 분노 표출을 막지 못했다. 심야 시위는 26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블레이크가 하반신을 못 쓰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는 한층 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위스콘신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커노샤에는 주방위군 250명이 투입됐다.
지난 23일 블레이크는 경찰의 여러 발 총탄에 맞아 쓰러졌고, 당시 그가 쓰러진 차 안에 어린 아들 3명이 타고 있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미 전역의 여론이 들끓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이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와 함께 흑인 인권에 대한 여론이 환기된 이후 벌어져 파장이 크다.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는 커노샤뿐 아니라 뉴욕ㆍ로스앤젤레스(LA)ㆍ샌디에이고ㆍ포틀랜드 등 미 전역 주요 도시로도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