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째 200~300명의 환자가 매일 쏟아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일선 곳곳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중에 치명률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높고, 그에 따라 위ㆍ중증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각 지자체가 병상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의료계 파업 중에 서울과 인천, 경기 군포 등 수도권에서는 새로운 대형 집단감염 고리가 생성되고 있어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60세 이상 환자 비율은 32%로, 2주 전 24%보다 8%포인트 올랐다. 60대 이상 환자 386명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 관련 등 교회와 광복절 집회 확진자 연령이 높은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고령의 환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위ㆍ중증 환자 수도 급증했다. 이날 0시 기준 위ㆍ중증 환자는 43명으로, 전날(38명) 대비 하루 새 5명이나 늘었다. 수도권 집단 감염의 축인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 첫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인 11일 위ㆍ중증 환자 수가 15명인 것과 비교하면 세 배 많다.
서울시에선 80대 코로나19 관련 사망 사례 1건이 이날 확인됐다. 박유미 서울시 건강국장은 "24일 병원 응급실 도착했을 때 환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며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25일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 환자 증가로 위ㆍ중증 환자가 많아지면서 수도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사실상 동이 났다. 전날까지 남은 병상은 10개 미만이었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의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는 229명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319개 가운데 입원 가능한 병상은 19개"라며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을 통해 이달 말까지 36개의 병상을 추가로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상을 만들면 바로바로 차고 있는 셈이다.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매일 3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할 경우 내달 3일까지 위ㆍ중증환자는 최대 13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까지 정부가 50여개의 병상을 확보한다 해도 늘어난 위ㆍ중증 환자를 관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중수본은 병세가 호전된 환자는 경증 병상으로 전원 조치하고, 수도권 내 전담병원 재지정과 병상 공동 활용 가능 권역 대를 확대해 781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신규 환자 네 명 중 한 명꼴(22%)로 65세 이상 환자가 발생한 서울도 위ㆍ중증환자를 위한 병상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유미 시 건강국장은 "서울의료원에 추가로 20개 병상을 확보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