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한항공이 알짜인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기내식기판)' 사업본부를 약 1조원에 사모펀드(PEF)로 넘긴다. 대한항공은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서 요구한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조건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25일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내식기판 사업 매각을 의결하고, PEF인 한앤컴퍼니와 '영업양수양도계약'을 체결했다. 기내식기판사업에 대한 영업양수도대금은 9,906억원이다. 사업권은 한앤컴퍼니가 설립할 신설법인에 양도된다. 대한항공은 향후 자사의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의 안정적 공급과 양질의 서비스 수준 확보를 위해 신설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할 계획이다. 거래 종결까지 약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거래종결일 전 신설법인과 기내식 공급계약 및 기내면세품 판매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 실사 및 협의 과정을 거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영업양수도계약을 토대로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신설법인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긴밀히 상호 협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 사업부 매각은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고 결정한 후속 조치다. 당시 채권단에선 '대한항공 자체적로 2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해야 된다"는 내용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1,587억원을 확보했고, 이번 기내식기판 사업 매각으로 모두 2조원 이상의 자본을 마련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대비하고 생존을 위해 유상증자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임금반납 및 휴업 동참 등으로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놓고 투자자와 협의 중이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시장 안팎에서 내다본 담보 대출 규모는 3,000억원 안팎이다. 서울시와 5,000억원 안팎의 매각 대금을 놓고 절충 중인 서울 송현동 부지의 경우엔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