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조작해 가짜 양성 환자를 만들고, 일반 병원에 가면 음성 판정이 나온다"
"어떤 사람은 음성이었다가 다음날 양성이라며 코로나19 약을 주는데 (알고 보니) 신경안정제여서 법적으로 (소송을) 걸어놨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가짜뉴스'들이다.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확인한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정보들이지만, 이 정보를 믿은 일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하거나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가짜뉴스들이 사회적 비용을 심각하게 발생시키고 있다고 판단,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방심위는 기존에 주 1회 회의를 열던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주 2회로 늘리겠다고 24일 밝혔다.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는 5인의 심의위원이 인터넷에 유통되고 있는 정보 중 신고가 들어온 건에 대해 시정요구 여부를 정하는데, 국민 건강과 안전을 해칠 위협이 크고 사회적 불안감과 혼란을 심각하게 야기하는 정보라고 판단되는 경우엔 삭제 또는 접속차단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날 개최된 소위원회에서 방심위는 코로나19 관련 사회혼란 야기 정보 2건에 대해 접속차단 조치를 내렸다. '충격! OOO보건소 직원과의 통화'와 '코로나 양성환자 만들기, 보건소의 녹취록 공개'라는 제목의 3분 25초 분량 전화통화 녹음 동영상에는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더니 음성이 나왔다"거나 "음압병실 창문이 열려있었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동영상 자막으로 나온 '멀쩡한 사람을 확진자 판정, 일반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 받아보니 음성', '모든 정보는 정부에서만 관리, 국민들에게 교묘하고 잔인한 수법으로 인권침해' 등 내용도 문제가 됐다.
방심위는 "방역당국의 검사 결과에 대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게시해 40만명 넘게 시청되는 등 사회적 불신을 초래할 영향력이 크다"며 "일부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 검사 거부에 따른 전염병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시정요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이전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 174건에 대해 시정요구를 의결한 바 있다. 대표적인 것이 '32번 확진자 동선'이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닌 정보지다. 해당 정보지에 따르면 제약회사 직원인 32번 확진자는 15군데 병원을 들렀다가 직원 회식을 했고, 이후 유흥업소 등을 방문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실제 32번째 확진자는 2009년생 초등학생이었다. 완전히 잘못된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삽시간에 퍼져나간 것이다.
'OO동 자가격리자 거주지'라는 식으로 특정 지역이나 아파트 단지, 직업, 나이 등 확진자나 자가격리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밝히는 정보도 시정조치 대상이 됐다. 상세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될 경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정보 공유의 목적을 넘어 지역사회에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해 방역대책에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OO 연수원에서 신입 연수 중인데 발열자가 있지만 격리하지 않고 단체생활 중이며, 1339에 신고하지 말고 교육계장에게 이야기하라고 한다'거나 '며칠 전 OO 보건소에서 중국인 환자가 죽었다'는 등 댓글도 거짓으로 판별돼 삭제조치됐다.
방심위 측은 앞으로도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면밀하게 살피며 신속한 심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가짜뉴스들이 단지 인터넷 상 잘못된 정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방역대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불안과 혼란을 야기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방심위 측은 "현재 공개돼 유통되고 있는 정보 중 명백한 허위로 판명되거나 근거 없는 소문·의혹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정보가 있다면 홈페이지나 앱, 또는 전화(1377) 등을 이용해 신고하면 된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 방통위, 경찰청 등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신속한 심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