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훅' 들어온 일회용품... 코로나 시대의 부작용

입력
2020.09.12 12:00
음식 배달ㆍ포장으로 일회용기 사용 늘어
추석 앞두고 선물세트  과대포장도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배달이나 포장 주문 수요가 크게 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 특히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카페나 음식점의 매장 판매를 제한하고, 직장인들 사이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포장ㆍ배달 음식에는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 포장재가 사용된다. 회수용 그릇을 사용해 온 중국음식점마저 '비대면'의 중요성이 늘면서 스티로폼 그릇으로 대체되고 있다. 도심 빌딩가 골목에선 점심시간마다 인근식당으로 줄줄이 향하던 직장인의 행렬이 사라지고, 비닐봉투에 담긴 도시락을 양손에 받아 사무실로 향하는 종종 걸음만 눈에 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비대면' 방역 지침에 따라 커피숍 매장 내의 일회용 컵 사용제한 마저 유명무실화한 분위기다. 환경부는 당초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 비율 35% 감축을 목표로 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카페 등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이처럼 일회용품 사용이 주로 음식물 포장재에 집중되면서 재활용 처리 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각종 소스나 양념, 음료 등이 묻은 비닐이나 스티로폼 등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므로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석을 앞두고 등장한 각종 선물 포장재도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로 배출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역경' 속에 맞는 명절인 만큼 선물의 외형이라도 시각적으로 더 크고 화려하게 보이게 하고 싶은 '과대포장'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는 선물세트의 '포장공간비율’이 25%를 넘으면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제품 사이의 ‘고정재’ 사용이나 ‘가산공간’ 등을 허용하고 있어 과대포장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환경마저 고통받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지금처럼 플라스틱 사용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질 경우 미래에 환경 쓰레기의 펜데믹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가 갑자기 종식되지 않는 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긴 터널 같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업체마다 친환경 및 재사용 포장재를 늘리고 소비자 스스로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이 절실하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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