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지사가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들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에 올해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22일 밤 신주쿠 도쿄도청 앞에서 열렸다고 일본 일간 마이니치신문이 24일 보도했다. 고이케 지사는 2017년 이후 4년 연속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약 50명이 모여 '나는 추도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어두운 과거사를 외면하는 고이케 지사를 규탄하며 추도문 발송을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재일교포 차별 반대운동을 벌여온 일본인 다니구치 다케시(50)의 호소로 열렸다.
시위에 참가한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상욱(41)씨는 "고이케 지사가 추도문을 보낸다면 이는 많은 도쿄도민이 역사를 바르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증오 없는 미래로 거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도 '#고이케 유리코는 9월1일 추도문을 보내라(#小池百合子は9月1日に追悼文を送れ)'는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식은 1973년부터 매년 9월 1일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 일본 시민단체 주최로 개최돼 왔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등 과거 도쿄지사들은 재직 중 이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으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지사는 2017년부터 보내지 않고 있다.
1923년 9월 1일 도쿄도, 가나가와현 등 간토지방에 규모 7.9의 대형 지진이 발생, 이에 따른 대 화재로 10만 5,000여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등 유언비어가 퍼졌고, 이를 빌미로 자경단, 경찰, 군인 등이 일본에 있던 조선인을 무차별로 살해했다. 당시 독립신문 기록에 따르면 학살된 조선인의 수는 6,661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