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올 성장률 -1% 밑돌수도… 2차 재난지원금, 재정 여력 감안 지급해야"

입력
2020.08.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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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전망치 크게 낮출 듯
부동산ㆍ가계부채 확대 지적엔 "부양 불가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계소득 감소를 우려하며 정부의 보충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진작 효과와 재정의 감당능력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이 총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도중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는 질의에 "코로나19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타격을 많이 주었고, 근로ㆍ사업 소득이 대폭 감소했기에 소득 충격을 정부가 보충하는 조치는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분기에도 가계소득 여건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런 상황을 감안해 보면 가계 소득을 보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방법을 마련할 때는 소비진작 효과, 재정의 감당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취지는 인정하되, 재정 상황을 감안한 선별적 지원에 무게를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2차 재난지원금이 1차 때와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재정 여력의 부족을 언급했고 소비 진작 효과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성장전망 하향 예고... "유동성 확대는 불가피"

이 총재는 오는 27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발표했던 -0.2%에서 대폭 낮출 것을 예고했다. 정부의 '올해 플러스 성장' 목표 달성은 "어렵다"고 진단했으며 "-1%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들어 코로나19의 국내 감염이 다시 확산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경제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하면서 자연히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유동성 확대, 즉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는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 정책으로 자산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다고 본다"며 "실물경제 충격을 줄이고, 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고용을 유지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서도 "지금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경제 성장세를 회복하면서 가계소득을 높이는 게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길"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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