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지만, 여전히 기본 방역수칙조차 어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부터 24일 오전 0시까지 11일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000명에 육박했다. 이런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가 사실상 '셧 다운' 상태를 의미하는 거리 두기 3단계로의 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 줄 모르고 확산하는데도 지난 일요일 여러 개신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23일 서울에선 교회 231곳, 경기와 부산에서도 각각 420곳, 270곳이 대면 예배를 봤다. 교회 대부분은 정부의 종교시설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따라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지만 일부 교회의 일탈은 공동체 안전에 우려를 자아낸다. 개신교계 일각에선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저항한다니, 자유와 방종을 혼돈하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전수조사도 검사를 거부하는 이들로 지지부진하다. 23일 기준 검사율은 29.3%에 불과하다.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70% 넘는 집회 참가자 중에도 확진자가 있을 텐데, 이들은 n차 감염의 고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조사가 시급하다. 서울시가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첫날인 24일에도 카페나 식당, 흡연 장소에서 여전히 ‘턱스크’로 눈총을 사는 이들이 있었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무서운 건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지난 일주일간 20%를 돌파했다. 방역시스템 내에서 관리되는 비율이 8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뜻이다. 여기서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그야말로 통제불능의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적극 검토한다지만, 경제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에 결단에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민이 먼저 선제적이고 자발적으로 3단계에 준하는 생활방역을 실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