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편의점 택배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활성화한 비대면(언택트) 소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인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면서 운영 시간 확대와 함께 점포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편의점 점포들이 보통 집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보니 늦은 시간에도 편하게 방문해 간단한 음식이나 생필품 등을 사던 행위가 자연스럽게 배달로 옮겨온 데다, 코로나19가 촉매 역할을 하면서 심야 시간대 배달 주문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2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배달 초기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제공하던 편의점들의 배달 서비스가 24시간 운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우선 최근 2개월 동안 GS리테일에서 운영 중인 GS25의 배달 서비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심야 시간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의 매출이 오전 11시~밤 11시에만 배달을 하는 점포보다 약 4.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GS25 전체 배달 매출 중 자정부터 오전 5시 사이 발생한 매출 비중이 30.4%까지 치솟았다. 배달이 늦은 저녁 이후로 몰리다 보니 배달 마감 시간을 기존 밤 11시에서 새벽 1시까지 늦추거나, 24시간 배달로 전환한 점포가 최근 2,000점을 돌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심야 시간 이용률 급증 현상은 지난 3월 편의점 중 가장 먼저 24시간 배달에 뛰어든 CU 매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8월 현재 200여개 점포가 24시간 배달 체제를 가동 중인데, 이 점포들의 일평균 배달 매출이 12시간 배달 운영점보다 7배 높다. 시간당 매출은 3.5배 높은 수준이다. 24시간 배달 점포의 하루 배달 매출의 45%가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 사이에 발생할 정도로 심야 시간대 수요가 높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현재 1,600여개 점포에서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만 배달을 제공하고 있지만 다음달부터 배송 가능 시간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체 배달 가능 시간 중 저녁 8시 이후 주문량이 38.6%로 운영 시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은 오프라인 매장도 저녁 수요가 더 많다"며 "배달 운영 시간 확대와 함께 배달 제공 점포도 5,000점까지 넓힐 계획이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늘어난 배달 판매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야 시간에 잘 팔리는 상품을 분석해 배달 메뉴를 별도로 구성하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CU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 보통 조각 치킨이나 꼬치류 등 즉석조리식품, 떡볶이 등 간편식사류, 음료에서는 탄산음료 매출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며 "수요가 높은 상품을 묶어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