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a san mia! 뮌헨의 거룩한 트레블

입력
2020.08.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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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레반도프스키 득점왕

'별들의 전쟁'은 끝까지 치열했다. 한지 플리크(55)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팀 통산 두 번째 '트레블(3관왕)'이 눈앞에 다가왔음에도 경기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뮌헨만의 ‘닥공’ 축구를 구사했다.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전적 11전 11승이란 전승 우승을 완성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는 웃었다. ‘우리는 우리일 뿐(Wir sin wir)’이란 의미의 바이에른 지역 사투리(오스트로바이에른어) ‘미아 산 미아(Mia san mia)’라는 팀 정신을 끝까지 지켜내며 거둔 우승이라 더욱 값졌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명가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협회 포칼(FA컵)에 이어 마침내 유럽 최강자만이 들어올릴 수 있는 ‘빅 이어(Big earsㆍUCL 우승트로피)’까지 품었다. 뮌헨은 2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2019~20 UCL 결승에서 후반 14분 터진 킹슬리 코망(24)의 결승골에 힘입어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을 1-0으로 꺾었다. 뮌헨은 이 대회 역사상 최초의 전승 우승이자 유럽 무대 역대 9번째, 클럽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했다.

뮌헨 선수단 전체 몸값은 결승상대 PSG의 절반 수준이지만, 플리크 감독 지휘 아래 최전방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부터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34)까지 모든 선수들이 공고한 ‘원팀’을 이뤄 맞섰다. 플리크 감독 용병술도 가장 빛났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과의 8강,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맹활약 한 이반 페리시치(31) 대신 선발 투입한 코망이 결국 사고를 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확히 머리에 갖다 대 골문에 꽂아 넣었다. 프랑스 출신 코망은 공교롭게도 PSG 유스를 거쳐 PSG에서 프로에 데뷔한 선수로, 친정팀 가슴에 비수를 꽂은 셈이다.

시즌 중단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변수에도 뮌헨은 끄떡없었다. B조 조별리그 6경기에서 24득점 5실점으로 본선에 오른 32개 팀 가운데 가장 높은 승점(18)과 득실(+19)을 기록했던 뮌헨은 토너먼트에서 더 강했다. 첼시(잉글랜드)와 16강 1ㆍ2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가져온 뮌헨은, 이후 ‘중립지역 단판승부’로 룰이 바뀌어도 승승장구했다. 특히 리오넬 메시(33)가 버틴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8-2로 무너뜨린 8강전이 압권이었다. 토너먼트에서만 19득점 3실점 한 뮌헨은 대회 전체를 통틀어 43득점 8실점이란 경이로운 기록을 써냈다.


팀의 43득점 중 홀로 15득점을 기록한 레반도프스키는 2020년 최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유력한 발롱도르 수상자였지만 시상식 자체가 취소되고, 중립경기로 8강과 4강에서 한 경기씩 줄어들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가 보유한 UCL 단일시즌 최다 득점(17골) 기록 달성이 어려워지면서 ‘참 운도 없는 선수’라는 안타까운 시선도 많았는데, 빅 이어를 들어올리며 마침내 활짝 웃었다. 골 결정력과 연계 능력에 꾸준함까지, 골잡이가 갖춰야 할 모든 능력을 보유하고도 메시와 호날두의 그늘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그는 마침내 지구 최고 공격수 자리에 당당히 섰다. 레반도프스키는 우승을 확정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절대 꿈꾸는 것을 멈추지 말라. 실패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 계속해서 목표를 위해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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