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자 대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남자 탈의실 CCTV 화면을 돌려봤다는 취지의 글이 일부 사이트에 올라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논란이 된 화면은 17년 전 방송뉴스에 보도됐던 장면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지시로 이 사건을 내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해당 단톡방에서 공유된 남자 목욕탕 탈의실 모습이 2003년 12월 KBS 뉴스에 나왔던 화면과 일치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당시 KBS 뉴스 제목은 '찜질방 CCTV 사생활 침해 심각'이다. 범죄 예방 차원이긴 하지만 목욕탕이나 찜질방 탈의실에도 CCTV가 등장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리포트다. 이 리포트엔 남성들이 탈의실에서 옷을 벗는 장면이 잠시 나오는데, 누군가 이 장면만 편집해 카톡방에서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새벽 일간베스트(일베) 등에는 단톡방 대화 내용 화면을 캡처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성으로 추정되는 한 인물이 "애비(아버지)가 뭐 가져오라고 시켜서 관리실에 들어갔더니 구석진 모니터에 덩그러니 있었음"이라며 논란이 된 CCTV 화면을 찍은 사진들을 올렸고, 이를 본 대화 참가자들이 남성들을 '한남'이라고 부르며 신체를 비하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17년 전 방송 화면을 이용해 이 같은 장난을 친 인물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이 친 장난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 종결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