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식품ㆍ의료기기 이야기] 탈모 치료용 레이저 기기 선택 때 피부유형 맞게

입력
2020.08.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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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심사부장


탈모치료제를 개발하면 노벨상은 따논 당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탈모가 많다. 탈모 원인은 유전ㆍ스트레스ㆍ수면 부족ㆍ다이어트 등 다양하다. 그런데 중ㆍ장년층 남성뿐만 아니라 20, 30대 젊은층과 여성에게서도 탈모가 많이 나타난다. 탈모 환자 21만5,000명(2017년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 여성은 45%, 20, 30대는 49%나 된다.

시중에는 탈모 방지 제품과 탈모 치료용 기기가 많이 나와 있다. 이 가운데 많이 쓰이는 것이 ‘탈모치료용 레이저 기기’다. 의료기기법에 ‘의료용레이저조사기’로 분류된 탈모치료용 레이저 기기는 5㎽ 이하의 낮은 출력의 레이저 빛을 두피에 쬐어 모낭세포를 활성화해 탈모를 치료한다.

탈모치료용 레이저 기기를 선택하려면 제품 특성을 꼼꼼히 확인하고 내게 맞는 것을 택해야 한다. 의료기기 제품은 기기마다 환자의 탈모유형과 피부유형이 허가사항에 기재돼 있다. 따라서 기기를 사용하기 전에 자신의 탈모유형을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 걸맞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탈모유형과 피부유형은 의학적으로 정해진 구분법이 있다. 앞머리선 모양, 모발 밀도, 정수리 모발 굵기 등에 따라 남성형 탈모 유형(Norwood Hamilton)과 여성형 탈모 유형(Ludwig), 대한모발학회가 정한 BASP 등의 탈모유형이 쓰이고 있으며, 유형에 따라 탈모 양상과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광선에 대한 민감도를 확인하는 피부유형(Fitzpatrick 분류법)은 피부색과 광선에 따른 피부반응(화상 정도) 등으로 구분한다.

따라서 탈모치료용 레이저 기기가 사용 목적에 맞는지 확인하고 사용횟수와 시간 등은설명서에 따라야 한다. 또한 레이저 빛을 직접 눈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가려움ㆍ통증ㆍ물집ㆍ피부 홍반 등이 생기면 즉시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두피에 상처나 질환이 있거나 빛과민성 피부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신ㆍ수유 중이라면 레이저 기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레이저 기기를 선택할 때 제품 용기나 포장에 '의료기기’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꼼꼼히 살펴 안전하게 탈모를 치료하길 바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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