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올 가을엔 예방접종 더 꼼꼼히 챙겨야

입력
2020.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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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올 가을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등 유행성 감염병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면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의료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인플루엔자 유행까지 겹친다면 보건의료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고, 의료진 사이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발생한다면 코로나19에 대처할 의료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또한 고열, 기침, 인후통, 몸살, 두통 등의 인플루엔자 증상이 코로나19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워 코로나19 검사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더욱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번에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인플루엔자의 아형이 지난해 유행했던 것과 많이 달라 올해 인플루엔자 발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기피하여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접종률 자체가 떨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

정부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할 것에 대비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를 대폭 넓혀 올해는 1,900만명이 혜택을 받게 됐다.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18세 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이다.

지난해까지 생후 6개월~12세였던 영유아ㆍ청소년 접종 대상자 범위가 18세까지 확대됐고, 어르신 기준도 만 65세 이상에서 62세 이상으로 변경됐다. 따라서 무료접종 대상자는 10월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꼭 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무료 접종 대상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폐질환ㆍ심혈관질환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50세 이상이거나, 보건의료인이라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함께 접종해야 할 또 다른 백신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이다. 폐렴구균은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이며, 폐렴 외에도 패혈증이나 뇌수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폐렴구균성 폐렴은 대개 급성으로 발병하며 오한ㆍ고열ㆍ기침ㆍ흉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에 코로나19 증상과 구분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줄어 올해 1~5월까지 만 65세 이상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무료로 하고 있다.

이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당뇨병ㆍ고혈압ㆍ만성신부전ㆍ만성간질환 등 고위험군도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23가 다당질백신과 13가 단백결합백신이다. 23가 다당질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있어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지만 13가 단백결합백신은 접종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두 종류 모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함께 받을 수 있다.

예방접종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주사 맞은 부위가 아프거나 피부가 빨갛게 변할 수 있지만 저절로 사라질 때가 대부분이다. 일시적으로 체온이 상승하거나 감기 증상이 생길 수 있지만 이 역시 며칠 안에 호전된다. 또한 두드러기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매우 드물지만 예방접종 직후 쇼크나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조점을 보이는 이때 나와 내 가족, 동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올 가을에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꼭 챙겨 맞도록 하자.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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