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검토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2차 대유행’ 초입에 접어든데다 여파가 계속될 경우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피해 등 서민경제 위기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59년만의 4차 추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비공개 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경 편성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이번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번 1차 재난지원금 검토 이전 상황에 비해 심각하다”며 “이대로라면 골목상권이 얼어붙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취지로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당 안팎에서 내수위축에 대한 위기 의식이 심각한데다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필요성에 대한 공식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당의 입장을 확실히 정리해 가야 한다고 봐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오늘 회의에서는 주로 난상토론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간 민주당은 4차 추경 편성에 ‘지켜보자’는 유보적 입장이었다. 당초 폭우로 인한 수해 피해 지원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지만, 한 차례 당정청 검토 과정에서 국채 발행부담을 감안해 우선은 예비비 활용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2일 “추경은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후 방역 위기가 다시 최고조에 달하며 정의당을 비롯한 야당과 민주당 내부에서도 거듭 ‘2차 재난지원금’ 검토 필요성이 거론되자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신중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수해 복구는) 지금 확보된 예산으로 지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썼고, 2차 재난지원금을 두고도 14일 “재정 부담도 크고 효과도 파악해야 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민생 위기 상황이 심각해지면 결국 4차 추경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회의에 참석했던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신천지 사태 때 급한 불을 끄는 데 1달, 이후 여파가 수습되는 데 또 2달이 소요됐는데 당시 골목상권이 쑥대밭이 됐다"며 "하반기에도 비슷한 상황에 대비해야 할 수 밖에 없다. 국채 발행의 부담을 감안하면서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