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코로나 방역 성공 끝났다"

입력
2020.08.21 11:12
코로나 대응  자찬 위해  연일 한국 걸고 넘어져
WP  "트럼프, 한국ㆍ뉴질랜드 칭찬에 짜증난 듯"
"나 없었으면 北과 전쟁" 해묵은 주장도 되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한국을 들먹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이번엔 아예 “한국의 방역 성공은 끝났다”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는 한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사례를 끌어 들여 미국의 성과를 부풀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州) 올드포지에서 연설하던 중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한국과 뉴질랜드의 재확산 사례를 거론한 뒤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들은 뉴질랜드에 관해 얘기한다. 뉴질랜드는 끝났다. 어제 거대한 발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끝났다. 큰 발병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 국가가 코로나19 방역을 잘 하던 시절은 끝났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550만명이 넘고, 사망 역시 17만명이 넘는다. 인구 대비로 따져봐도 두 나라보다 월등히 심각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무마하기 위해 연일 무리한 비교를 하고 있다. 전날에도 백악관 브리핑 도중 한국과 뉴질랜의 재확산 상황을 언급한 바 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한국과 뉴질랜드에 대한 칭찬에 특히 짜증이 난 것 같다”며 “다른 나라들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비교를 해서 자신을 더 멋있게 보이게 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는 외교 치적도 자랑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해묵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이었다면 (북한과) 전쟁이 있었을 것이고, 오바마가 더 오래 머물렀어도 전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맞상대인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향에서 연설하면서 경쟁자를 깎아내리려 북한을 소재로 민주당 인사들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면서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이는 끔찍한 일이 아니라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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