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먼저 봉쇄 해제에 들어갔던 이탈리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다시 600명대로 증가해 석 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차 대유행 당시 대규모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종 제한 조치를 신속하게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9일(현지시간) 하루 사이 642명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전날 대비 239명 늘어난 수치로 5월 23일(669명) 이래 가장 많다. 누적 확진자는 25만5,278명, 사망자는 7명 추가돼 총 3만5,412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발생한 신규 환자는 대부분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이들로 파악돼 당초 우려처럼 여름 휴가철 관광 수입을 노린 개방 조치가 악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급증한 감염자 수는 경제, 특히 관광 산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이탈리아가 지불하고 있는 비용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국의 방역 정책도 해외 유입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 몰타 크로아티아 등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한 국가에서 온 입국자는 사흘 이내에 발급받은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확인서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선 입국장에서 현장 검사를 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확산세가 가팔라진 프랑스도 대상국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적으로도 각종 제한 조치가 속속 재도입됐다. 16일 정부는 봉쇄 해제 이후 처음 전국 디스코텍과 클럽 등을 다시 폐쇄하고 야간시간 옥외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9월 개학 연기 등 보다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월터 리치아르디 이탈리아 보건부 자문관은 가디언에 “이탈리아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며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한다면 일부 지역을 재봉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내 다른 주요국들의 재확산세도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확진자 수가 가파른 U자 곡선을 그리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이날도 3,715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프랑스와 독일의 일일 확진자 수도 각각 3,776, 1,595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