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06년 11월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많았다. 무주택 3040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패닉바잉(공포 매수)' 현상이 크게 일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14만1,419건으로 전달보다 2.1% 증가했다. 지난달 거래량은 2006년 11월 17만3,797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주택 매매 거래량(76만2,297건) 역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서울이 주택 거래량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월 대비 37.0% 증가한 2만6,662건에 달했다. 역시 2006년 12월 이후 최대다.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에서만 4,902건이 거래되며 같은 기간 43.0% 늘었다. 부산과 대구에서도 각각 1만2,615건과 7,721건을 기록하며 거래량 상승을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패닉 바잉을 거래량 급증의 원인으로 분석한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주택을 구매하려는 젊은 무주택자가 적극 매수에 나선 영향이라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40세대가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의 46.5%(6만5,838건)을 사들였으며, 특히 서울에선 절반이 넘는 50.7%(1만3,523건)를 차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ㆍ17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주택 매수세는 꾸준했으며, 8ㆍ4 공급대책 이전까진 거래가 계속 이뤄졌다"며 "서울 외곽이나 경기에선 전셋집을 구하려다 매물이 없어서 매매로 돌아선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매와 달리 전월세 거래는 감소했다. 지난달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18만3,266건으로 전월 18만7,784건 대비 2.4% 감소했다. 서울은 5만6,960건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9.6% 줄어들었다.
특히 월세 거래가 감소했다. 지난달 전국 월세 거래량은 7만796건으로 전월 대비 10.7%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2만1,816건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23.2%나 줄어들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전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8.6%로 전월보다 3.6%포인트 감소하게 됐다.
반면 전세는 늘어났다. 지난달 전국 전세 거래량은 11만2,470건으로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만 전세 거래가 전월보다 4.2% 늘어난 7만9,016건이 이뤄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ㆍ전월세상한제ㆍ임대차신고제)'이 시행되기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임대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거래가 증가했다고 분석한다.